‘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당선 된다’
이번 대선에서도 18대 대선 때처럼 SNS에서 떠도는 유언비어다. 과연 이 기막힌 아이디어가 누구의 머리에서 나왔을까? 필자도 그 근원을 따지기 전에는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래서 만약 보수를 대표하는 지지율이 마지막에 가서도 약진을 면치 못한다면 안철수를 찍어야겠다고 결심까지 한 바 있었다.
그런데 그게 필자의 잘못 된 생각이라는 걸 금세 알아차렸다. 홍준표 후보를 찍으면 누구에게 유리 할까? 언뜻 보기엔 문재인 후보가 유리 할 수 있다고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만 생각했지 둘은 생각못한 자가당착(自家撞着) 이요, 자승자박(自繩自縛)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생각이다. 보라 홍준표 후보를 찍으면 홍준표 후보가 유리하지 왜 문재인 후보가 유리하겠는가? 그런데 이 유언비어를 유포시킨 장본인은 안철수 후보에게 유리하리라는 판단아래 이 말을 퍼뜨렸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안철수 후보나 문재인 후보가 호남을 등에 업은 후보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선거 결과를 보면 호남표는 보수 쪽으로 향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따라서 호남표는 이들 두 후보에게 나뉘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따라서 보수표를 자신에게 쏠리게 해야 유리 할 것 같으니까 이렇게 얍삭한 아이디어를 유포시켰을 것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의 노령화 추세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50대 이상 유권자가 30%를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이는 전체인구의 1500만 명에 이르는 숫자이다. 후보자들이라면 겁낼 수밖에 없는 숫자인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사회의 급격한 변화도 바라지 않을 뿐더러 북한에 퍼주기는 더욱 반대하는 세대들이다. 북한에 퍼준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과거 경험으로 보아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19대 대선부터는 정치 지형(地形)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의 연령 구성이 지금과 판이해지기 때문이고, 그들도 과거의 어르신들과는 달리 스마트 폰을 활용하여 열심히 정보를 주고받고, 받은 정보를 퍼나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가 많아진다고 해서 이념적 성향이 보수적이 된다고 말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보통 여론조사에서 젊은층일 수록 ‘진보적’이라는 답이 많이 나오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들이 좌파 성향을 띠었다고는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보다 복잡한 메커니즘이 작동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65세 이상의 노인이 되면 경제나 국가 안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안정적 정책 노선을 택하고 있는 보수 후보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제 어르신들은 광우병 괴담에 속은 것을 알고, 세월호가 미국잠수함 때문에 침몰했다는 괴담에도 속은 것을 알고 있으며, 언론사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그래서 일부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시키려는 여론 결과조사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왜 구속되어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 세월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그들은 그 이유를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지금도 태극기를 들고 광화문에 모여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필자를 비롯한 현명한 유권자들은 조작된 여론 조사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당선된다고? 왜 그런가 논거(論據)를 대보라. 그 말을 믿는 유권자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사족(蛇足)을 붙여 다른 이야길 해야겠다.
남을 앞세워 대권을 거머쥐겠다는 꿈을 깨라. 수렴청정(垂簾聽政)은 왕권시대나 있었던 것. 이제는 꼼수에 놀아날 국민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아아!
필자도 하마터면 속을 뻔 했던 ‘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당선 된다’는 이 말.
과연 이 말에 속을 유권자가 얼마나 될까? 기대 된다. 5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