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불견 종편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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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불견 종편방송
  • 윤 기 한(시인, 평론가, 충남대 명예교수
  • 승인 2017.07.1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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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기 한(시인, 평론가, 충남대 명예교수)

제격에 맞지 않는 종편방송들이 있다. 푼수덩어리 방송들 말이다. 종편방송 몇 군데가 정말 꼴값을 못 한다. 아니꼽고 메스꺼운 짓을 서슴지 않는다. 일찍이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개설허가를 받아낸 방송들이다. 명색이야 얼마나 좋은가. 그래서 주로 재벌언론사들이 앞 다투어 만들어 낸 것들이다. 고상한 귀족의 허울을 쓰고 약삭빠른 계산을 해낸 작품인 것이다.

그 덕분에 종편방송은 매스 미디어 황제의 표피를 걸치고 화려하게 등장했다. 대중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종편방송국마다 신이 났다. 국민도 벅찬 기대를 가졌다. 그에 부응한답시고 기발한 프로그램과 신속한 보도를 마련하느라 종편들은 바쁘다. 거기에 상업광고의 밀물이 넘쳐난다. 보도기능 보다 선전기능에 열을 올린다. 돈벌이가 기똥차다. 그러니 이제 꼴같잖게 으스대기 시작했다.

몇 군데 공공지상파 방송을 제치는 시청률을 과시하며 어쭙잖은 행패도 부리게 됐다. 제법 잘 나간다고 자신감에 함몰되어 이상한 행태를 서슴지 않는다. 걸핏하면 신통찮은 패널들을 앉혀 놓고 무슨 시사문제나 정치이슈를 해설한답시고 객기를 부린다. 그 패널들이란 게 불려온 촌닭처럼 앵커의 비윗살을 섬기는 선머슴 같다. 무슨 무슨 교수, 예컨대 연구교수, 초빙교수, 객원교수 등의 칭호를 부친 패널들이다. 필경 교수직함이 시청하는 국민에게 그래도 대우를 받는 처지라 그런 사람들을 모셔다 욕을 보이나 보다.

더구나 북한 관련 보도에서는 야릇한 짓거리를 일삼는다. 탄도미사일발사 상황을 전달할 때면 기막히게 오랜 시간과 많은 자료화면을 쏟아 내놓느라 정신이 없는 듯하다. 매스게임 같은 로봇군사 퍼레이드 장면이나 현장에 임석한 김정은의 희색만면 백치웃음 장면의 방송은 누구를 위한 선전인가 싶을 정도로 매우 빈번하게 채택되는 자료화면이다. 그렇게도 다른 자료가 없는가. 좌경적이라는 비난을 자초하는 짓이 아닌가.

오늘(7월 18일) 점심 때 Y종편을 비롯한 몇 개 방송이 저지른 자료사진화면 방출은 정말 정남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낮 12시 45분 경 청와대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침대 처리문제에 관한 해설 프로에서였다. 여자 앵커와 이 종편방송의 단골 패널인 양지열 변호사와 최영일 시사평론가 세 사람이 담론을 전개하는 프로였다. 으레 그러다 싶이 이번에도 주책없는 정도로 닭살 오르는 자료화면을 내놓았다.

    

문제의 침대는 660만 원짜리 외제 수입브랜드란다. 이것 말고도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한 침대는 두 개가 더 있다고 한다. 그건 200여만 원짜리와 80만 원짜리라고 한다. 그 가운데 하나는 최순실 씨가 때로는 사용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사비로 구입한 게 아니기에 그냥 반출해 갈 수 없다는 해석이다. 중고품 가격으로라도 공매절차에 따라 처분해야 한다고 해설한다. 사용자인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상태라서 해결방법이 수월치 않은 모양이다. 그건 그렇다고 치자.

이 해설 프로그램의 진행과정이 아주 짧지 않았다. 그 시간 내내 방송된 배경화면에는 침대의 직접 사용자였던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이 계속 화면에 클로즈업되었다. 자그마치 대여섯 번이나 수갑을 차고 여자 교도관의 팔에 이끌려 나오는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연속 투사했다. 왜 하필이면 그 못된 화면이 필요했는가. 야구게임에서 비디오판정을 하느라 슬로우 모션의 리플레이로 팬서비스를 하듯이 텔레비전 시청자들에게 현실감 있는 정보제공이라도 하려는 것이었나.

편안하고 일상적인 상태에서 찍힌 사진이 얼마든지 있을 텐데 말이다. 뭐가 그리도 급하고 좋아서 미결수가 되어 있는 전직 대통령의 영상을 몇 번이나 돌려 보여주어야 하는가. 그래야 속이 시원하다는 건가. 참으로 어색하고 엉뚱하다. 잔인하고도 악랄하지 않은가. 아무리 현재진행형의 재판과정에 있다고 해도 이건 ‘아니올시다’ 아닌가. 김정은의 깡패머리털도 확대 방송하는 종편의 고약한 습성은 이 경우에도 무도하기 그지없는 난행을 저질렀다. 혹여 순진한 국민들의 저주가 뒤따르지 않을까 걱정이다. 꼴값 떨지 말고 푼수 없는 짓 삼가면 더 좋을 게 아닌가.

                     윤 기 한(시인, 평론가,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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