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이 아깝다
상태바
만리장성이 아깝다
  • 윤 기 한(시인, 평론가, 충남대 명예교수)
  • 승인 2017.09.11 1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윤 기 한(시인, 평론가, 충남대 명예교수)

만리장성(Great Wall of China)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인공 구조물로 유명하다. 현재까지도 그 길이를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 할 정도로 길고 크다. 지금 남아 있는 2414킬로미터의 두 배에서 두 배 반 정도, 즉 지구 둘레의 8분의 1에서 7분의 1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피라미드를 쌓으면 30개나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토록 거창한 만리장성은 세계적으로 가장 각광받는 관광지이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다. 그 규모만으로도 큰 나라의 위세를 과시할 만하다. 그러거늘 근자에 중국이 보여주는 행위는 만리장성의 기점으로 삼는 현재의 호산장성만도 못하다. 연개소문이 축조했다는 천리장선에 비견될 수도 없을 만큼 작고 못났다. 그래서 만리장성이 아깝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기들이 우쭐대는 대국(大國)의 체통이 한 푼어치도 없다.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만도 못하다. 중화(中華)라고 큰소리쳐대지만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화염의 도가니 지옥에 진배없는 장소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못나고 치졸하다. 대인(大人) 대접 받기를 갈구하는 민족성이 졸장부의 심장을 가진 조무래기 심뽀에 버금가는 인간성을 읽게 된다. 땅덩어리가 크다고 큰 나라인가. 사람이 많다고 큰 나라인가.

하기야 6.25전란 때 무지몽매한 떼거리 군인이란 것들을 짐승처럼 내몰아 인해전술작전의 쾌재를 부르기는 했다. 우리가 어려서 진저리나게 보았던 때국 사람들의 땟국 젖은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그래서 새카만 짜장면을 먹기 싫어했던 기억도 있다. 그런 중국의 오만하고 교만하고 자만에 일그러진 행태를 보면서 식도의 역류현상이 나타난다. 지지리 못난 행위에 놀란다.

이른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배치’문제를 가지고 순전히 자기들 멋대로 치고받는 형국을 연출하니 말이다. 저들은 우리의 산하 전역을 멋대로 염치도 없이 훑어보면서 제 얼굴 자라기를 옆 눈으로 스쳐보는 정도를 가지고 경제보복이랍시고 한국여행금지에다 롯데계열 영업장 판매저해, 거기에다 자기네 여인들이 환장하듯 찾는 세계적 명물 화장품 판매금지와 역시 세계화 선두주자 현대기아자동차의 제조판매 제재 등을 아무 명분도 없이 자의적으로 국제상업도의를 저버리고 무례하게 자행하는 작태가 무언가. 그게 바로 때국 덩치의 실체인가.

중국은 우리에게 지정학적으로 기피할 수 없는 대상이다. 이런 지리적 불편을 감내해온 선조들의 지혜와 용기를 찬양한다. 중국이 우리나라를 자기네 속국으로 만들지 못한 열등의식 발로를 여전히 감행하는 게 가증스럽다. 얼마 전 까지 쪽도 못 따르던 형편이 좀 나아졌다고 미국과 대등하게 겨루자는 자세가 가당치도 않은데 왜 사드를 가지고 거품을 쏟아가며 간섭하려 하는가. 아직도 명나라 텃세를 하고 싶은가. 만리장성이 통곡할까 두렵다.

    

 

우리의 북쪽 김정은 공화국이 핵과 미사일을 가지고 온 세계를 조롱하고 있는 판국에 키 크고 싱거운 놈 없다는 속담처럼 큰 덩치 가졌다고 헛소리 질러대는 중국 관영매체들의 참으로 못 된 꼬락서니에 어이가 없다. 환구시보(環球時報)인가 뭔가가 사드배치를 했다는 핑계로 우리를 모멸하는 소리를 하고 있다. 그 못된 소리는 ‘김치를 먹어 멍청이’라느니 ‘강대국의 개구리 밥(부평초)’이 될 거라느니 막무가내 욕설이다. 만리장성은 있어도 아직 제대로 된 변소가 없고 쓸 만한 스쿠터 하나 없이 원시상태로 고달프게 살고 있는 저네 하류층의 식생들은 못 먹어서 부황이 나 시궁창을 뒤지는 상황은 어떤가. 옛날 유행한 “그래, 너 잘 났어”의 드라마 대사가 떠오른다.

중국이 만리장성을 자랑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진시황이 혼자서 처음으로 만리장성을 건설한 것도 아니다. 처음에 장성은 춘추전국시대에 현재의 산둥지방에서 일어난 제(薺)나라가 중원에 있는 각 나라의 침략을 막기 위해 세운 것이다. 그 후 화베이(華北)에 세력을 가진 연(燕)나라와 초(楚)나라 등 여러 나라가 북방 이민족의 침략을 막기 위해 계속해서 장성을 건설했다. 진시황은 중국을 통일한 후 북방 유목민족 흉노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이미 건설되었던 각국의 성벽을 보강하고 연결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흉노족이 무서워서 만든 게다.

만리장성은 국방의 목적만이 아니라 중국인의 ‘중화’ 의식의 산물이라고도 한다. 중화민족이라는 우월주의와 폐쇄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작품이라는 뜻이다. 그렇거나 저렇거나 만리장성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도 현재의 중국은 ‘중화 우월주의’에 지나치게 함몰되어 선린우호의 중국식 에티켓마저 없다. 아무데나 대고 오물을 배설하듯 지껄이는 짓을 염치없이 하니 말이다. 그래서 만리장성이 아깝다.

윤 기 한(시인, 평론가, 충남대 명예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목민(牧民)의 방법을 알고 실천한 안철수 의원
  • 대통령 윤석열이여, 더 이상 이재명의 꼼수에 속지 말라
  • 자신의 눈에 있는 '대들보'를 먼저 보라
  • 천하장사, 이봉걸 투병 후원회 동참
  • 세종시(을) 강준현 후보여 떳떳하면 직접 검찰에 고발하라
  • 제22대 총선의 결과와 방향은?
    • 본사 : 세종특별자치시 한누리대로 234 (르네상스 501호)
    • Tel : 044-865-0255
    • Fax : 044-865-0257
    • 서울취재본부 :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2877-12,2층(전원말안길2)
    • Tel : 010-2497-2923
    • 대전본사 : 대전광역시 유성구 계룡로 150번길 63 (201호)
    • Tel : 042-224-5005
    • Fax : 042-224-1199
    • 공주취재본부 : 공주시 관골1길42 2층
    • Tel : 041-881-0255
    • Fax : 041-855-2884
    • 중부취재본부 : 경기도 평택시 현신2길 1-32
    • Tel : 031-618-7323
    • 부산취재본부 : 부산광역시 동래구 명안로 90-4
    • Tel : 051-531-4476
    • 전북취재본부 : 전북 전주시 완산동 안터5길 22
    • Tel : 063-288-3756
    • 법인명 : (사)한국불우청소년선도회
    • 제호 : 세종TV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세종 아 00072
    • 등록일 : 2012-05-03
    • 발행일 : 2012-05-03
    • 회장 : 김선용
    • 상임부회장 : 신명근
    • 대표이사: 배영래
    • 발행인 : 사)한국불우청소년선도회 대전지부
    • 편집인 : 김용선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선규
    • Copyright © 2024 세종TV.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e129@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