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꼴불견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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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꼴불견 될라
  •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시인, 평론가)
  • 승인 2018.03.1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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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시인, 평론가)

현재 이 나라의 제일 야당은 ‘자유한국당’이다. 비록 패잔병들의 정당이지만 의석수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다섯 석 모자랄 정도의 거대 야당이다. 작년 이맘 때 국정농단에 의한 대통령탄핵으로 면직된 박근혜 대통령의 후임으로 등장한 문재인 대통령의 여당 다음으로 큰 집합체이다. 현재 국회의원 총수 293명 중 116명을 거느리고 있는 강력한 세력이다. 이 나라 보수진영의 전위대로서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유승민을 비롯해 지저분하기 그지없는 배신자 그룹 국회의원들이 얼마 전에 새롭게 합당 출발한 바른미래당으로 쪼개져 나가고도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정당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처량한 집단이기는 하지만 그나마 견제파워를 가진 게 다행이다. 작년 4월 13일 20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집권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으로 선거에 꽤나 자신만만했다. 매스컴과 여론조사가 그들의 승리를 퍽이나 자신 있게 예측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선에서 참패당했다. 완패의 참극을 맞았다. 이른바 친박계의 공천 전횡과 ‘무대’ 별명의 당 대표 김무성의 옥쇄파동이라는 게 만들어 낸 비극이었다. 이 비극적 패배의 충격은 너무나 컸고 촛불 정국이라는 도깨비 판국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당시의 여당 새누리당은 싸움박질 끝에 분당으로 치솟아 탄핵안에 찬성한 비박계 의원들이 ‘바른정당’이란 걸 창당했다.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간판을 바꿨다.

 

그러다 보니 쪼개진 바가지 모양이 된 채 박근혜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로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되고 급기야 구속이라는 굴레를 뒤집어쓰고 말았다. 자유한국당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멍청해지고 말았다. 이어서 진행된 대선—얼토당토않은 ‘촛불혁명’이라는 일종의 ‘민중 구데타’에 의한 대선으로 정권을 더불어민주당에 빼앗겼다. 이건 어쩌면 무릎 꿇고 도둑맞은 것이다. 막말로 자유한국당은 ‘병신 짓’을 한 꼴이다.

 

이런 참극의 발생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서 무엇보다도 큰 것은 ‘제 것만 챙기기’심뽀의 득세이다. 박근혜 이름을 업고 마치 로얄 패밀리의 한 멤버처럼 국회에 입성하고 저 잘난 멋에 겨워 으스대기 좋아하다가 낭패를 당하게 되자 “너 언제 봤더냐”하고 배신의 소용돌이를 일으킨 위인들이 너무 많았던 게 제일 큰 탈이었다. 총선 참패 이후에도 친박-비박 싸움질에 빠져 인적 쇄신을 게을리 한 과오가 너무 컸다.

그 다음으로는 지리멸렬한 채 혁신도 개혁도 없이 당의 정체성 확보마저 제 대로 지키지 못한 탓도 꽤 큰 이유이다. 쉬운 말로 정당의 확고한 재정비 사업에 너무 태만했다. 국민과의 소통도 거의 전무상태로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얼빠진 짓에 불과한 봉사활동이나 한답시고 괜한 자리에 휘둘러 돌아다니기나 했다. 과감한 혁명적 개혁을 성취하기 위한 대단한 각오로 절치부심하며 분신쇄골하는 국민대화의 현장 확대 작업에 소홀했다.

    

거기에다 박근혜 대통령 자신부터 ‘사람 키우기’에 무심했다. 수첩인사라는 말을 들을 만큼 널리 인재를 구해 잘 양성해가면서 국정을 운영하는 정치철학의 부재가 몰락을 재촉했다. 그 가장 적절한 실제가 바로 ‘김무성-유승민’의 반기행진(反旗行進)이다. 가장 비굴하고 가장 위험한 군상인 그들을 과신한 박 대통령의 실수가 나라와 본인을 망쳐버리고 말았다.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노릇이 되고 말았잖은가.

이런 비운 속에 지난 대선에서 염치없이 후보로 나셨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당의 대표가 되었다. 친박은 결코 아니라고 장담하는 그는 검사 출신 정치인이며 행정가이다. 나름대로 그에게 좋은 점도 많다. 패기와 용기와 결단이 괜찮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꽤 있는 정도이다. 그가 여당의 독주와 좌경을 공격하는 자세는 가히 제일 야당의 당수답다. 하지만 가끔 너무 ‘깔쭉 거린다’다는 말을 듣는다. 얼핏 초짜 검사 시절의 말투가 뭇 사람들의 빈축을 사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에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에서 벌인 ‘김태흠 대 홍준표’의 설전이 끙끙대는 자유한국당의 못 마땅한 몰골을 들어낸 적이 있다. 김 최고위원이 홍 대표를 겨냥해 “오늘 우리 한국당은 공당으로서의 책임감을 스스로 저버리고 당원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격렬하게 성토했다. 그는 ‘독단, 무원칙, 사당화’라는 용어를 동원해 홍대표의 독단과 옹고집을 집요하게 비판했다. 그거야말로 다름 아닌 ‘꼴머슴아도 아니면서 꼴통’이라는 비난에 다름 아니다.

그러니 참으로 불쌍한 꼬락서니가 애처롭기 그지없건만 한국당은 마냥 서투른 헛발질만 계속하는 모양이 딱하다. 며칠 전 청와대의 오찬초청에 모처럼 참석한 홍준표 대표는 제일 야당의 당수다운 위세를 보여주지 못 한 아쉬움이 있다. 위풍당당해지기를 갈망하는 아날로그 세대 보수진영 양반들은 그의 웅장한 체신머리를 그리워한다. 어물쩍 넘어가는 무골충 위신은 싫다고 한다. 그래서 적어도 홍 대표만이라도 영국풍의 신사, 드골풍의 고집 그리고 트럼프풍의 허세라도 갖추기를 소원하고 있다.

얌전한 보수 성향의 민중은 자유한국당이 제발 ‘꼴불견’은 되지 말라고 당부하는 것이다. 6.13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해서라도 부디 강력한 야당의 면모를 갖추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당 멤버들은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똑 소리’ 나는 자기 소신이 있어야 한다. 야당이 되었으니 어디까지나 야당답게 강인하고 원만하고 소통하는 자세를 지녀야한다. 홍준표 대표는 외양부터 차분하고 무게 있는 금도를 보이는 거동이 필요하다. 너무 가벼워 보이면 ‘초싹거리는 애송이’로 치부당하기 십상이다. 자칫 ‘꼴불견’이 되지 않기 바란다./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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