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이 된 패잔병 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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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이 된 패잔병 군상
  •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 승인 2018.07.0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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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패자는 말이 없는 법이다. 6·13 지방동시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맥없이 패했다. 다른 군소 야당들도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당했다. 그들에게는 할 말이 있을 수 없다. 남한산성에서 청 태종에게 인조가 삼배구고두례(三拜九敲頭禮)의 모욕을 당한 병자호란의 교훈이 필요하다. 승전고를 울리는 여당은 개선장군의 기세를 하늘 높이 치켜 올리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화려한 횃불을 시작으로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간의 싱가포르회담 성사 등에 흥분한 국민의 환호가 문재인정부와 여당을 대한민국의 산마루에 올려놓았다. 이런 판국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함부로 말문을 열지 말아야 한다.

선거라는 싸움터에서 자유한국당은 광역단체장의 경우 TK 한 군데의 승리 밖에 거두지 못 했다. 처참한 패배로 휘청거린다. 제1야당의 체통은 온데간데없이 계파별 집안싸움에 여념이 없는 형편이다. 흉물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친박, 진박, 비박 등으로 갈라져 비 오는 날 미친년 날뛰듯이 이리저리 상대방을 몰아치기 하느라 바쁘다. 박근혜 로얄 패밀리(귀족)로 기세등등했던 과거로 회귀하는 비결도 없는 마당에 ‘저들끼리의 꼼수 싸움’에 정기를 빼앗긴 채 허우적거린다. 그게 한국당의 처량하고 비굴한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 걸핏하면 앞세우는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마저 수월하게 이뤄내지 못 하는 형편이야말로 낯간지럽기 그지없다.

그나마 체통을 지키려면 우선 자기반성과 함께 자기들을 지금까지 지지해준 국민에게 사죄의 눌변(訥辯)이라도 내놓아야 하거늘 여전히 딴 짓만 하는 한국당이 저윽이 못마땅하다. 아직도 ‘박근혜 황금시대’를 잊지 못 하고 몽유병을 앓는 처지라면 한국당은 당장에 깃발을 내려야 한다. 물론 이미 선거에서 백기를 들었지만 여전히 야무진 집안싸움에다 금뱃지 지키기에만 골몰하니 우리 동네에 있는 남선 노인복지관의 80대 보수 유권자가 “비겁한 자들이여 자결할 용기를 찾아라”라고 목청을 돋우는 절규를 경청할지어다. 오죽하면 그토록 막말을 하는 건가.

참으로 딱한 지경에 함몰된 한나라당이 비대위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가 인물난에 고심하는 것부터 목불인견이다. 안상수 준비위 위원장은 ‘대국민 공모 부분을 포함해 비대위원장의 자천타천 후보가 100 여명’이 된다면서 오늘(7월 8일) 공모를 마감하고 10일부터 후보군을 압축 선별하는 과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언필칭 ‘100여명’의 후보군은 패잔병 구출작전에 참여한다는 용감한 인물들이기를 바란다. 이른바 선거의 여왕에게서 에너지 창출의 혜택을 받았던 한국당 졸개 정객들이 배신자의 권능을 발휘해서 여왕을 감옥에 유폐시키고도 염치없이 제 살길만 찾는 바보들의 행진을 하고 있는 게 정말 눈꼴사납지 않은가.

본시 한나라당은 사상누각이었다는 사실을 실연했다. 지난 총선 때 공천파동을 일으켰던 행태가 곧 자신들의 망쪼를 초래한 것이다. 공천을 무효화하기 위해 당대표라는 인물이 당명을 새기고 당권을 인증하는 도장을 가지고 부산으로 도망질을 감행했다. 이 해괴망측한 사건부터 자멸을 결심한 ‘무대’의 망발이 극치를 이뤘으니 탄핵이라는 국가적 망신을 덮어 썼던 게 아닌가. 수구수원(誰懼誰怨)할 것도 없이 보수정당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마냥 재래의 전통을 고수하는 일에만 집착했는가. 꿀단지만 끌어안고 일벌의 꿀 따기는 남의 일이라 여겼는가.

    

그러니 못난이 한국당은 자멸을 작정했듯이 총선에서 망하고 탄핵에서 주저앉고 잇따라 망쪼의 길을 염치없이 달려왔다. 지중해 연안의 화려한 역사를 두리뭉실하게 파괴한 역사의 비극처럼, 대한민국이 마냥 헛발질만 해대서 월드컵 축구를 망쳐버렸듯 딴 짓거리를 너무 많이 저지르고 있지 않은가. 박근혜 여왕의 등에 칼을 꽂고 ‘헌법 제1조’를 들먹거리며 배신의 월계관을 쓰고 금방 무슨 떡이라도 챙길 수 있을까 하고 한낮에 몽유병환자 노릇을 해댄 유승민은 바른미래당이라는 걸 만들어 으쓱댔으니 현명한 국민이 그냥 봐 주지 않았다. 선거의 긴 칼이 그들을 응징한 것이 아닌가.

그러고도 체통머리 없이 일부 머저리들이 한국당으로 기어들어가 복당파라는 떼거리를 만들고 있으니 국민을 우습게 보고 있는 그들에게 ‘꿈엔들’ 연민의 정마저 기울여 줄 건가. ‘부엉이 바위’를 못내 잊고 내닫는 ‘노무현 키즈’의 전투전략을 반면교사로 삼아 죽어라 하고 자성과 참회를 거듭해도 모자랄 판에 ‘네 탓 내 탓’이나 따져들고 나가라 마라 시비나 걸다보면 국민의 지성과 판단은 지극히 냉혹하고도 엄중한 철퇴로 저들을 내려칠 게 뻔하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한나라당과 미래당의 배신자들이여 부디 자중 자책하는 슬기를 얻기 바란다.

무용지물에 가까운 배신자 집단인 한나라당과 미래당이 그나마 살길은 한 가지 있다. 보수니 중도 보수니 하는 수사학적 중구난방은 제발 집어 치우고 우선 딱 부러지게 하나로 뭉쳐라. 이것저것 조건 부치지 말고 하나의 정당으로 거듭나라. 태평양전쟁의 패전국 천황 유인(裕仁)처럼 무조건 항복하는 용기를 가져라. 원자폭탄 두 방에 날라 간 해양대국 일본처럼 한국당과 미래당도 지방선거에서 원자폭탄 세례를 받은 거나 진배없잖은가. 그러니 패잔의 수모와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이 한 가지를 잘 실천해서 개과천선의 기회를 잡는 행운을 누리도록 하라. 국회의원이 천하무적으로 독점하고 있는 ‘특권’을 모조리 없애는 법안을 내놓고 끝내 완전한 성취를 거두면 온 국민이 쌍수로 환영하고 ‘배신당’을 용서할 게 틀림없다. 용감한 자기 수련이라는 각오로 ‘특권’ 폐지와 함께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역시 발의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이것이 곧 ‘사생즉사’가 아닌가.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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