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의 스피커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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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의 스피커론
  •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
  • 승인 2018.09.2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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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얼마 전에 문희상 국회의장에 대한 ‘스피커론’이 떠돌았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성태의원이 거론한 문제이다. 국회의장이 청와대의 스피커냐고 따져 물었다. 국회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김 대표가 국회의장을 공개 비판한 이 말이 잠시 설왕설래의 주제가 되었다. 조금은 예민한 발언이라서 여야 간에 긴장을 조성했다. 국회의장 앞에서 당사자에 대한 모욕적인 말을 함부로 했다는 여당의 공격이 그 서막이었다.

이에 문 의장이 즉각 반발했다. 국회의장을 모욕했다고 발끈한 것이다. ‘의장의 모욕은 곧 국회의 모욕’이라고 반박했던 것이다. 그렇다. 옳은 말이다. 누가 뭐라 해도 국회의 대표는 의장이고 그 대표의 권위는 결코 도전의 대상이 아니다. 삼권분립에서 행정부의 수장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하고 입법부인 국민의 대변기관 국회의 수장 국회의장은 국회의원이 선출한다. 사법부인 대법원의 수장 대법원장은 유독 대통령이 임명한다. 명실상부한 국회의장 모욕은 그래서 절대불가 사항인 것이다.

헌데 김성태 원내대표의 ‘의장 모욕’은 어떤 유형의 모욕인가 궁금하다. 모욕(侮辱)은 본시 ‘깔보고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사전이 정의하고 있다. 모욕(insult)은 무례한 행동을 전제로 한 ‘업신여기고 얕잡아 보는 행위’로 모멸감을 갖게 할 때 이르는 말이다. 김 대표가 무턱대고 문 의장을 업신여기고 얕잡아 보고 말 했다면 그건 달리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허나 거의 신성불가침 격으로 유아독존하다 싶이 신성시하는 의장에게 언감생심 그럴 수 있겠는가. 우선 원내대표의 품격이 그걸 허용하지 않는다. 인간 김성태의 경험도 그런 짓거리와 거리가 멀다.

국회가 ‘최순실 국정농단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한 김성태 의원은 매우 성실하고 능숙한 의사진행을 한 사람으로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특히 이 청문회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태도불량을 강력히 질타해서 국민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의 아름다운 업무수행에 보내는 국민의 찬사는 아깝지 않았다. 그는 한국당의 정치보복대책특위 위원장으로 고 노무현 대통령 일가 640만 달러 수수의혹에 대한 검찰고발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만큼 정의감이 투철하고 매사에 진지하다. 그런 사람이 ‘의장모욕’을 감행할 정도로 타락할 수 있는 건가. 그토록 사려분별이 없었을까.

    

좀 더 따져들면 비록 서울의 SKY대학은 아니지만 한양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를 수료한 사회복지사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로 일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해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역임한 서민 친화적 국회의원이다. 그것도 서울의 강서을 지역에서 선출된 3선의원이다. 그가 ‘국회의장이 청와대의 스피커’ 운운한 것은 중립성을 몰각한 의장의 발언태도에서 연유한 게 아닌가 따져야 한다. 모름지기 의장의 언행은 편파성을 배제하는 것을 첫째 덕목으로 삼아야한다. 이 미덕이 훼손되면 모욕의 대상이 되어도 어쩔 수 없잖은가. 그게 정치행태의 제1차 필요충분조건이기에 말이다.

영국이나 미국에서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하원의 의장을 ‘스피커 speaker'로 부른다. ‘이야기나 말을 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얼핏 ‘변사(辯士)’를 일컫기도 한다. 말하자면 ‘대변인’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영어로 영국 하원 의장을‘Speaker of Commons'라 하고 미국 하원 의장은 ’Speaker of the House'로 부른다. 하원 의원이 유권자 주민의 대변자이기에 그 집단의 수장인 의장이 스피커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회 의장은 영어로 ‘Chairman of the National Assembly'이다. 스피커가 아니고 체어맨(회장)이다. 그러니 김성태의 스피커론을 가지고 갑론을박해서 무삼하리오. 마냥 헛소리로 들릴 게 뻔하지 않은가. 김성태 대표 부라보!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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