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와 ‘몰카’가 흥행을 경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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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와 ‘몰카’가 흥행을 경주하는가
  •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 승인 2019.01.14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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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기상천외의 사건들이 범벅이가 되고 있다. “나도 당했다”는 ‘미투 Me Too'는 성폭행 범죄이다. 남을 ’몰래 찍는 카메라‘는 ’몰카‘라는 말로 줄여 쓴다. 이 두 가지는 지금 한창 세상에 알려진 톱기사이다. 둘 다 여성관련 사건으로 인간의 치부를 들어내는 행위이다. 한 마디로 ’몹쓸 짓‘이다. 사람의 탈을 쓰고 저지르는 인간성파괴 작업인 것이다. 현대의 부조리 세상을 폭로하는 저질 행동으로 악평되고 있다. 도지사도 영화감독도 성(sex)의 노예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어엿한 자랑거리 빙상선수를 추행한 감독이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쇼트 트랙 심석희 선수가 금 매달을 따는 순간 눈물을 흘리며 환호했다. 심 선수의 극적인 골인 순간에 국민의 애국적 감정은 세계제패의 영광을 공유했다. 그만큼 우리의 가슴을 만세계에 확 열어 제치고 자랑했다. 그 기쁨과 즐거움은 하늘을 찔러 드높은 기상으로 충만했다. 얼마나 흐뭇하고 늠름했던가. 그 훌륭한 선수를 섹스의 도구로 써먹었다니 얼마나 기가 찼는가.

그렇다. 감독이라는 남성지배자의 성적 노리개 감으로 전락한 과거가 노출되자 국민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피해자가 말 못하는 고통을 감수하고 세계무대에서 최고의 기량을 과시한 용기에 감탄한다. 나이 어린 소녀의 순결을 유린한 남성정복자의 추악한 실태는 그의 용모에서 헤아리기 힘 든다. 인면수심이라 그런 악마적 본성은 쉬 노출되지 않을 수 있다. 그만큼 악랄하고 음흉한 게 리비도(libido)이기 때문이다. 호색가의 마수는 본시 교활하다.

오랜 시간에 걸쳐 장소도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덤벼들어 간음을 자행한 조재범 코치는 심 선수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아이스하키 채로 손가락이 부러졌을 정도로 폭행을 지속했다는 것이다.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감에 휩싸인 적도 있었단다. 뇌진탕 상해를 입어 시합도중 의식을 잃기도 했으니 조 코치는 자신의 이름대로 폭력폭행의 ‘재범’을 밥 먹듯 해온 모양이다. 오죽하면 심 선수가 창피와 모욕을 감수하면서 조 감독의 엄벌을 요청하면서 자신을 세상에 투척했겠는가. 너무나 가혹한 스케이트장의 비극이여!

그런가하면 또 다른 저질 리비도 행태가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몰카’의 장본인은 현직 경찰 관이다.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서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여자의 신체를 촬영하다가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26일 경기도 수원중부경찰서는 지난 25일 새벽 0시30분께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의 한 호프집 2층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옆 칸에 들어오는 여성들을 몰카로 촬영한 경기도 A경찰서 김모(35) 경장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몰카 행위는 도처에서 계층과 연령에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현상이다.

그러니 다른 건 제쳐두고 이 남성위주의 욕구충족 행태가 가관인 건 물론 마치 스포츠 게임의 경쟁을 보는 듯 빈번하고 돌발현상이라 놀랍고도 어이가 없다. 아이들이 즐기는 레고 게임도 아닐 뿐만 아니라 사회윤리헌장으로 비추어 봐도 도무지 이해불능의 지경에 이른다. 신성한 스포츠 현장의 감독과 국민의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기관의 종사자가 본연의 직무인 ‘감독과 관리’는 팽개치고 되레 제 자신의 육욕적 욕구 성취에 서로 경쟁하듯 일을 저지르니 정말 ‘믿을 놈’은 없다는 탄식이 나온다. 에라, 떡고물만도 못한 넘들이여.

    

진정 운동은 순결해야한다. 패어 플레이(Fair play 공정한 놀음)를 최상의 모토로 삼아 불편부당한 게임을 지양하고 공평무사한 경쟁을 지상과제로 삼는 운동이 ‘미투’로 얼룩지는 사건은 정말 목불인견이다. 조재범 감독은 양순한 척하는 안면 표정을 무기로 저지른 제 잘못을 극구 부인하고 있어 더욱 가증스럽다. 얼핏 ‘꽃뱀’의 수작에 걸리지 않은 요행에 감복할지어다. 꽃뱀은 성적 접촉 후에 즉시 산부인과의원으로 달려가기 일쑤란다. 거기에서 증거채취를 해서 보관하다 적절히 써 먹는단다. 심선수는 그 범주가 아니기에 조 감독이 딴 소리 하는 게 아닌가. 참으로 못 된 넘이어라. 남의 인생을 넝마로 만들고자 했나.

국민의 종복을 자진 맹세하는 경찰관이 왜 하필이면 술집에서 여인의 허벅지 사진을 찍었는가. 술기운에 만용을 부렸다고 치면 수월하게 끝날 일이라고 치자. 아무리 그렇게 관용을 베풀고자 해도 성에 차지 않는다는 말이 많다. 경찰관은 애시 당초에 주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 활약할 의무가 전제되어 있다. 그러거늘 술 냄새 속에서 얼토당토않게 ‘몰카’세례에 열중했다면 이건 경찰임무만이 아니고 인간의 체면손상이라는 엄중한 도덕성 파멸작업을 행사한 결과인 것이다. 못되고 미련한 옛 ‘순사’의 악몽이 백주에 큰 길을 헤집고 다니는 풍경이 되는구나.

스케이팅 감독이나 치안 경찰관 나으리나 무슨 흥행이라도 하는 셈인가. 제발 속 차려라. 인면수심이 저네들의 별명으로 낙찰될지니 부디 생떼 부리지 말고 더욱이 선민의식 같은 건 꺼내려 마음먹지도 말지어다. 뭐가 날뛰니 망둥이도 날뛴다 했던가. 청와대가 얼마 전에 뚱딴지 같이 지껄여 댄 말이거니와 오늘 앞의 두 사건에도 그 말이 따라 붙을까 걱정스럽다. 그들의 범죄 사실은 나라의 역사책에는 오르지 못 할 게다. 하지만 민초들의 민담 책에는 자릴 가질 게다. 그러면 먼 앞날 이게 뭘 가르치는 이야기가 될 것인지 곰곰이 새겨둘 필요가 있다.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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