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목포의 눈물’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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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목포의 눈물’ 인가
  •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 승인 2019.01.25 0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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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목포(木浦)는 항구이다. “영산강 안개 속에 기적이 울고 삼학도 등대 아래 갈매기 우는 그리운 내 고향 목포는 항구다”라고 아티스트 장사익이 구슬프게 노래한다. 우리나라 남단의 항구 도시 목포는 그래서 유명 여가수 이난영이 부른 민족의 노래 ‘목포의 눈물’로 더욱 유명하다. 지금의 실버세대는 이 낭만의 항구 목포를 동경의 대상으로 삼았던 젊은 시절을 지금도 못내 그리워한다. 이 포구가 요즈음 어설픈 초선 국회의원 손혜원이라는 여인에 의해서 뜨거운 입김을 받고 있다. 추억의 이미지가 상처를 받을까 걱정이다.

당초에 더불어 민주당의 당명을 창작하고 그 당원으로 국회에 진출한 마케팅전문가 손혜원 의원은 2년 전부터 부동산업계의 큰 손과 함께 현재 말썽의 중심지 건물들을 보러 다녔다고 한다. 그 지역이 문화재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이른바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투기의혹’이 불거져 나와 손혜원 의원의 연루설이 떠돌고 있다. 일정시대의 잔존물로 허물어지거나 비어 있는 집이 많은 이 곳에 차명 매입한 토지와 가옥이 있다는 게 논란거리이다. 도대체 왜 하필이면 여기 목포의 문화재가 손 의원 말대로 그토록 보존가치가 큰 것인가.

일본의 통치기간에 건설되어 지금껏 훼손되지 않고 그 존재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많다. 일본인에 의해 교통의 요지로 조성되었다는 여기 대전에도 그런 문화재 가치를 보유한 건물들이 있다. 얼마 전까지 충남도정의 중심지 도청이 그대로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한때 시청과 상공회의소로 활용된 지금의 삼성화재 건물도 있다. 다비치안경원이 들어서있는 옛 산업은행 자리의 건물도 문화재 감이다. 작고 후미진 곳에 남아 있는 고가()가 아직도 상존하는 이 고장에서 대전여중 강당은 문화재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보존대상으로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투기업자들의 농간에 휘말리지 않고 있는 현실이 다행스럽다.

지난 세월에 증오의 대상으로 몰아친 서울 소재 옛 총독부 청사(중앙청)도 어쩌면 문화재보호차원에서 없애지 않았어야 한다는 말도 있었다. 그러건만 당시의 대통령 김영삼의 굳건한 애국심은 기필코 그 건물을 부셔 없앴다. 한때 우리나라 정부청사로 사용되었건만 조선시대의 궁전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파괴하는 용단을 내렸다. 독일의 유태인학살 본산인 아유수비치는 치욕의 역사증명으로 잔존하는 혜택을 누리건만 우리에게는 그런 관용의 미덕은 존재불허이다. 그런 측면에서 손 의원의 행태는 서울시장 박원순의 말대로 손 의원을 너무 몰아세우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닌가. 글세 올시다 그려.

어쨌거나 국회의 문체위 간사직을 맡고 있으면서 저지른 일이기에 되도록 입 다물고 조용히 사직당국의 조사를 기다리는 아량과 자세가 바람직하건만 뭐가 그리도 잘 한 일이라고 떠벌려대는 것인지 안쓰럽다. 기발한 아이디어 창출재능이 있으면 그것을 고이 담아 간직하고 적재적소에 공헌하는 포용력도 겸비되어야 그 재주가 재대로 가운을 쓰는 게 상식이다. 헌데 손 의원의 발랄하기 그지없는 말투와 넘치는 재치가 산만한 신경성 환자 같은 인상을 주는 험을 스스로 만천하에 공개한 게 아닌가. SBS를 비롯한 언론과의 싸움도 불사하겠다는 만용은 국민의 정서에 결코 좋은 반향을 가져오지 않는다. 국민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다는 기자회견장에 그 당의 현역 원내대표를 대동하고 나왔다. 아무리 좋은 일도 때와 자리가 있다. 손 의원이 홍 원내대표의 어깨에 손을 얹은 행태도 그다지 사랑스러운 몸짓은 아니라는 말들이 많다. 요사이 미투(Me too)가 번잡한 화젯거리로 등장해서 유명 스케이팅선수나 감독이나 체육대 교수가 마냥 구설수에 함몰된 마당에 썩 좋은 이미지는 단연코 아니련다. 민주당의 진주알 노릇을 하는 박범계 의원이 아무리 TV에서 변호를 늘어놓아도 선거의 유권자들은 코웃음을 치고 있단다. 민심을 대변할 인물의 됨됨이는 그런 게제에 잘 나타나는 것이다. 제발 주착 떨기 스톱 호루라기 불기를 거절할지언가.

국민을 우습게 보는 버릇과 민초를 하대하고 싶은 심정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윤허를 베풀지 않는다. 쬐그마한 장난끼도 허용하지 않는다. 괜한 짓에 자칫 애 밸까 걱정된다는 옛말처럼 원내대표라는 직함이 무색하게 기자회견장에 들러리 선 사람의 몰골이 허파에 바람 빠진 형편이나 매한가지라면 이건 정치생명에도 이상 징후가 생길 위험이 있다. 다같이 국회의원 뱃지가 절박한 사람들이 엉뚱하게도 투기꾼 의혹에 얼차려한 사람 뒷구멍 따르는 짓거리는 자신을 위해 삼가는 게 상책일 것이다. 괜스런 오해로 팔자 사납게 되는 판국을 피하는 지혜를 갖추는 인사가 되기 바란다. 별로 밝아 보이지도 예뻐 보이지도 않는 얼굴 찡그려 본들 웃어 줄 상대는 흔치 않다는 상식을 잊지 말라고 충언을 보내고 싶다.

그렇건 저렇건 목포는 마도로스의 향수를 듬뿍 지니고 있다. 사공의 뱃노래가 가물거리면. . .부두의 새악씨가 아롱 젖은 옷자락을 부여잡고 이별의 눈물을 흘리니 목포의 설움이 아니런가 하는 ‘목포의 눈물’ 범벅이가 되지 말아야 한다. 의기당당한 자세로 큰소리쳐댄 손 의원의 문화재보존이라는 고귀한 열망이 모든 오해를 극복하고 천하의 독불장군이 되는 날 그 지역의 대들보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현재의 박지원 지역 국회의원도 쌍수로 환영하고 축하하고 격려할 게 틀림없다. 그러하거늘 손 의원이 박 의원에게 싸움을 걸었다. 박 의원과 함께 검찰조사를 받고 싶다는 손 의원의 희망발언이다. 이제 ‘배신의 아이콘(박 의원)’과 ‘투기의 아이콘(손 의원)'이 맞붙은 결전의 관망자 국민은 가슴을 열고 지켜볼 참이다. 진실은 정의이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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