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라박은 꼬락서니 민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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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라박은 꼬락서니 민망하고
  •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 승인 2019.01.31 2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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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드루킹 사건이 마무리에 접어들었다. 넉살 좋던 피의자 김경수가 구속되었다. 현직 경남도 지사가 수갑을 찼다. 그 꼬락서니가 가관이라고 우겨대는 노인정 여론이 높아간다. 자그마치 작년 초까지 8840만회의 댓글 조작을 감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유죄가 인정되어 법정구속이 집행됐다. 대통령 문재인의 최측근이라는 인물이 대통령선거 이전부터 대량의 인터넷 여론 조작에 개입한 주범으로 단죄된 것이다. 그래서 세상이 놀랬다. 아뿔사! 이거야말로 낭패로구나 정말로.

얼핏 동화 속의 어린 왕자 노릇을 자행한 김경수의 행적은 안하무인격이었다. 그는 사건이 특검에 의해 파헤쳐지자 모든 게 허구라는 논리로 국민을 우롱했다. 뻔뻔하기 이를데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말재주를 부렸다. 유일한 자살 대통령이라는 악명을 받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답게 차분히 자기방어에 열심이었다. 김동원 드루킹의 파주 소재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해서 킹크랩 댓글조작 프로그램 시연을 보면서 그 조작의 지시와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이 들어났는데도 이를 부인하느라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구변 좋은 몰염치 한량이 아니였던가.

그동안 사건의 심리와 조사를 받으러 검찰이나 법정에 출두할 때 모여 있는 자신의 팬들에게 얄미울 정도로 미소어린 인사를 건네는 여유를 부릴 만큼 당당한 모습을 자랑했다. 어느 누가 감히 그의 발언에 토를 달 것인가 할 정도로 위구지심()을 가졌었다. 살아 있는 권력의 그늘은 넓고도 깊은 법이다. 어쩌면 냇가에 흐드러지게 가지를 바닥으로 늘어뜨린 수양버들처럼 포용력을 싸고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현역 권력의 위세를 그늘 삼아 까불어대는 정치족속이 많은 것이다. 이 범주에 드는 장본인이었더란 말인가.

헌대 수양버들은 ‘산발()한 여인의 머리통’과 같다. 초상집의 초라하고 허탈한 아낙네의 꼬락서니와 닮았다. 미국 사람들은 수양버들이 '통곡하는 버드나무(Weeping willow)'라고 호칭하는 연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자칫 수양버들 그늘을 찾아 들다가 머리 풀고 통곡하는 순간을 맞게 되는 악연의 희생자가 될 위험성이 농후한 것이다. 대선후보를 위한 댓글 조작을 감행하고도 지나치게 거들먹거린 김경수 지사가 지금 구치소에 수감된 사례가 곧 수양버들 밑에서 통곡할 차례를 맞는 게 아닌가. 어지럽도다. 엄동설한의 감옥살이는 그자신이 꼬라박은 업보일지니라.

 

이런 김경수 수인의 꼬락서니가 민망해서 더불어민주당은 꼰대 영감 노릇을 해대고 있다. 1심 재판의 결과를 비판하는 그들의 꼬락서니 역시 수형자 김경수의 경우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유죄 판결을 따지며 악플 달기처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세력의 보복성재판’으로 몰아세운다. 게다가 한 술 더 뜬다. 못 하는 소리가 없다. 수양버들 그늘만 믿고 지껄여 댄다. 어처구니없게도 ‘사법농단 연루 법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으름장을 내놓고 있다. 웬 못된 사회주의 염색체인 촛불인민재판으로 재미를 본 입맛이 ‘탄핵’이라는 막말을 주어 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악질습성을 버리지 못 하는 ‘꾼’들이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 청산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떠든다. 그들이 벌이는 행동방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연관이 있는 판사들을 인적 청상산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그게 다름 아닌 사법개혁이며 거기에는 법관 탄핵이 포함된다고 야단법석을 떤다. 그 일을 책임진다는 박주민 최고위원이 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의 정치적 배경을 의심한다. 성 판사의 전력에 양 전 대법원장 비서실 근무를 물고 늘어지는 억지춘향 작태를 보이고 있다. 재판 불복만이 아니고 이른바 썩어빠진 ‘내로남불’을 서슴지 않는다. 정녕 못된 버르장머리가 들썩인다. 그런 꼬락서니가 닭살 오르게 한다.

 

지난 날 성 부장판사는 소위 ‘국정농단’이라고 뒤집어씌운 사건의 재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8년과 추징금 33억 원을 선고한 바 있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문제와 공천개입 사건의 1심재판장 때 내린 판결이다. 이 유죄판결에 대해서 당시에 여당은 ‘지극히 예상 가능한 결정’이라고 환영해 마지않았다고 한다. 그때에는 반색을 하고 나섰다가 이번에는 쌍지팡이 짚고 나서서 사법부 성토에 정열을 쏟고 있다. 내 입맛에 맞을 때에는 마치 내가 여자와 만나는 것은 로맨스라는 주장과 같지 않은가. 그러다 내 입맛에 안 맞으니 남이 여자와 시시덕거리면 불륜행위라고 떠들어 대는 것과 뭐가 다른가.

하필이면 이 번 김경수 판결은 문 대통령이 4조 7천 억 원의 ‘고속철 예타 면제 선물’을 안겨준 경삿날에 물에 빠진 강아지 모양으로, 아니 비가 내리는 초상집의 개처럼 조문객들의 발길질에 시달리는 꼴이 되고 말았다. 얼마나 처량하고 가련한 일인가. 한참 신나게 돌아가야 할 게제에 자승자박한 꼬락서니가 얼마나 구차하고 민망한가. 어느 종교인의 말마따나 너무 설치고 너무 자만했고 너무 까불어 댄 보상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잖은가. 참으로 너무 구겨진 인생이 많은 세상이지만 차라리 이건 뚱딴지 해프닝이라면 참고 웃어넘기련만. 볼품없는 꼬락서니 텔레비전 화면에 그만 어른거려라. 보기도 민망할지니.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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