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집 일이나 똑바로 챙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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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집 일이나 똑바로 챙겨라
  •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 승인 2019.06.30 2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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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오늘 오후에 미·북 정상이 만났다. 6·25사변 종전 66년 만에 오늘 오후 판문점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한 문재인 대통령도 김정은과 악수를 했다. 이른바 ‘한·미·북’ 삼국의 정상이 한자리에서 만난 것이다. 흔한 말로 ‘역사적 회동’이 이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분계선 위에 먼저 들어섰다. 김정은이 판문각에서 웃으며 계단을 내려와 트럼프와 악수하고 인사를 교환했다. 두 정상의 회담은 53분간의 대화였다. 이들의 ‘깜짝 대화’는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의 첫 만남에서부터 단독 회담까지 합치면 ‘1시간 7분짜리 회동’이었다고 전한다.

두 정상이 밝힌 회동 소감은 긍정적이고 온정적이었다. 김정은의 모두 발언은 밝고 맑은 덕담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 되셨습니다. 좋은 앞날을 개척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다른 용단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응대(response)는 멋진 호감의 화답이었다. “대단한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우린 서로 만나자마자 느낌이 좋았습니다. 서로 좋아하고 있습니다”라고 우정 어린 심정을 밝혔단다. 서로 주고받는 사교의 수사(rhetoric)일지 몰라도 어쨌든 귀가 고마워할 말을 교환한 것이다.

앞으로 있을 미·북 간의 비핵화 회담에 기여할 회동은 잔잔한 화기가 도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는 이 기회가 좋은 진전을 가져오기 바란다. 쇼(show)기질의 부동산 딜러(dealer) 트럼프 대통령과 자유로운 국가 스위스에서 유학한 독재자 김정은이 그들의 용기와 지혜와 활력으로 비핵화를 성취하는 멋쟁이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그런 우리의 희망에 소금을 뿌리는 잡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음은 다름 아닌 ‘막말’이다. 제 멋대로 지껄여대는 사람의 입이 당초부터 썩은 냄새를 풍겨 왔는지 궁금할 정도로 북한의 못된 사람이 즐기는 막말이 정말 역겹기 그지없다.

그 가증스런 실례(實例)는 북한의 조무래기 어느 국장의 천벌 받을 욕지거리(swear word)이다. 남북 대화가 다양한 경로로 이뤄지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에 이 능청맞은 국장이라는 위인이 “남조선 당국자들이 다양한 교류와 물밑 대화가 진행되는 것처럼 광고하는데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남조선 당국은 제 집 일이나 똑바로 챙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문대통령을 면박하고 있다. 그보다 한술 더 뜨는 김정은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를 그만하고 민족의 이익을 위한 당사자가 되라고 문대통령을 모욕하며 욱박지르고 있다. 괜스레 북구의 서너 나라를 돌아다니며 한국의 평화를 구걸하는 행차를 나무라고 있는 게 아닌가.

    

국내에서 국회의원들의 ‘막말’시비가 정파 간의 감정싸움에다 ‘정치 바보 쇼’로 나라가 심란한데 북한의 엉뚱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더 할 나위 없는 욕 말을 늘어놓으며 문 대통령의 연설을 깎아 뭉개고 있다. 스위덴에서의 연설이 북한의 핵 폐기 의지를 촉구하는 내용이라서 이를 두고 궤변이라니 낭설이라니 하는 말을 동원해 문대통령의 연설을 ‘악랄한 파문’으로 몰아갔다. 무더기 막말을 들먹여 어처구니가 없다느니 경악을 금치 못 한다느니 떠들면서 ‘생억지’라고 떼를 쓴다. 그런 수모를 당하면서도 우리 정치인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침묵이 금’이라는 말을 정녕 금과옥조로 받들기 때문인가. 한국당의 막말에 또 다른 막말로 응수하는 ‘옹졸 꾸러미’들은 지금 왜 북괴의 막말에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가.

미·북이 군사분계선에서 모처럼 만나는 행사를 화려하고 거창하게 선전하면서 북한의 국장이 뱉어내는 막말, 우리민족끼리라는 매체가 거품을 물고 외쳐대는 막말은 마이동풍인가. 맨날 한반도 평화가 어쩌구저쩌구 소란을 피우면서 더러운 욕지거리를 애지중지하는 꼴은 정말로 정이 뚝뚝 떨어진다.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 당하고 있는 욕지거리 모욕을 그냥 바보멍청이처럼 콧구멍만 파고 있으면 어떡하는가. 내년 총선에서 그런 작태로는 낙동강 오리알처럼 나가떨어질 게 아닌가. 속 차려라 국회의원 나리들이어. 세비 받아먹으며 금뱃지 휘황찬란한 멋만 좇지 말고 제발 나라와 겨레의 현실을 직시할지어다. 배고파서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소리가 바로 귓전에 다가왔다. 대통령에게 제 집 일이나 똑바로 챙기라고 협박하는 형국이다. 정신 차리자.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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