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뚱아리 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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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뚱아리 별곡
  •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 승인 2019.12.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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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몸뚱아리는 몸뚱이의 방언이라고 한다. 사람이나 짐승의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를 이르는 덩치를 가리켜 몸뚱이라고 한다. 이 몸뚱이가 요즈음 많은 사람의 입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그 알량한 재주를 부려가며 별난 짓거리를 자행하는 정의당이 섣불리 내놓은 정치적 발언이 초미세먼지 보다 더 더러운 소리를 듣고 있다. 그 발언이라는 게 너무나 황당한 성적 은어(隱語)라서 더욱 가증스럽다. 정말 괘씸하고도 얄미운 악담이기에 비난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패스트트랙 즉각 통과 정의당 비상행동농성의 발언 자료에서 한국은 미국의 패권을 위해 돈 대주고 몸 대주는 속국이 아니다라고 한 말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일 정의당 공식 트위터 계정에 한미 방위비 분담금 5차 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한 내용은 오만함과 무도함 그 자체라는 비난과 함께 쏟아낸 성적 비속어가 아닐 수 없다.

정치인은 스스로 공인이라는 사실을 앞세운다. 국회의원은 민의의 대변자라는 위상을 자랑한다. 정치인이든 국회의원이든 자기들 멋대로 자기좌표를 그렇게 강조하면서 하는 짓거리는 꼴불견 감들이다. 근간에 벌어지는 막말경쟁은 뚜쟁이의 섣부른 짓을 능가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인과 국회의원이 팔 벗고 나서는 사태가 텔레비전 화면에 자주 등장한다. 떼거리 시위대를 이리저리 몰고 가면서 내뱉는 막말이 상대방을 깔아뭉갤 기세로 하늘을 찌르고 있다. ‘돈 대주고 몸 대주는행태는 다름 아닌 욕지거리일진대 공인이 애용할 개념이 결코 아니잖은가.

금서목록 시비로 유명한 미국 작가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은 욕(swear word)지거리 소설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네 글자 말투 Four-letter-words)’의 욕은 추잡한 말의 속성을 갖는다. 주로 성(sex)에 관한 말, 상스러운 말,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을 가리킨다. 성교(fuck 우라질), 여성의 성기(cunt 비열한 놈), 배설물(shit 제기랄) 같은 말이 여기에 속한다. 배설물(대변)을 뜻하는 제기랄 shit)은 신사의 입에 오르면 인격파탄자로 오인될 정도로 기피어(忌避語)가 된다. 몸뚱아리를 내주는 작태야말로 음란성의 고전에 진배없기 때문이다.

그러하거늘 정의당의 여성 대표가 이 따위 말을 함부로 지껄여 댔으니 국민의 지탄을 받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논란의 장본인이 내놓은 허튼 소리가 국가의 품격까지 깎아 먹고 있다. 미국은 6·25 참전부터 지금까지 한미동맹의 파트너로 우리나라에 주둔하고 있다. 주둔의 목적은 우리나라의 안전방어에 있다. 그래서 주한미군의 비용문제를 협상하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 딜러 출신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속셈이 낯 간지러운 것일망정 우리를 지켜준다는 1차방정식은 엄연한 현실이다. 돈을 대주는 행위는 일종의 필요악과 같을진대 불가피한 선택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몸뚱아리를 대주라고 미국이 우겨대는 것은 아니잖은가. 왜 하필이면 돈 대주고 몸 대주는나라가 아니라는 말이 나와야 하는가. 그런 발상 자체가 너무나 엉뚱하지 않은가. 옛날에 몽고의 침략으로 본의 아니게 몸을 대준 것으로 국사를 배운 바는 있으나 미국이 몸을 대주라고 윽박지른 적이 있는가. 군대가 지나간 자리에는 풀도 나지 않는다고 예로부터 일러왔다. 그건 바로 전쟁이 남기는 파괴성과 강압성의 진리를 명제로 하는 말이다. 그러니 몸 대주는 발상이 심 대표의 진정에서 울어 나온 거라면 그녀의 오그라든 실체를 짐작케 된다.

한 번 뱉은 침은 다시 입에 오르지 못한다. 정의당이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고 한다. 또 몸이 아니라 병력을 대주는 말로 바꿔치기를 한 모양이다. 하지만 심 대표의 어쭙잖은 말투의 파장은 너무 길고도 높다. 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심 대표는 석고대죄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나라고 질타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저급하기 짝이 없는 구제불능의 정의당, 해체가 답이라고 반박논평을 냈다. 그렇다. 몸뚱아리 찬미자인 심대표의 정의당은 육체파 정당의 오명을 영예롭게 지켜나갈 용기가 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지극히 많다.

그러기에 입을 함부로 놀리는 짓은 삼가는 게 좋다. 마치 철부지처럼 몸 대주는음란성 말버릇을 고치지 못 해서 얻은 악평은 볼썽 사나운 일이 되고 말았지만 이른바 패스트트랙이라는 걸 내걸고 꼬리정당의 누더기를 벗고 싶어 발버둥치는 참에 이런 악재를 만든 멍청이 창의성은 그냥 나무라기도 민망한 게 아닌가. 얼핏 1960년대의 사카린사건이 떠오른다. 삼성이 설탕과 비슷한 사카린 원료를 일본으로부터 불법으로 밀수하다가 들통이나 이병철회장이 은퇴한 사건을 정부와 국회가 조용히 처리하려고 했을 때 주먹의 황제김두환 의원이 국회에서 분뇨를 투척하며 외쳤다: “국민의 사카린이다. 똥이나 처먹어 이 새끼들아!”

이 악몽 같은 욕설이 샐린저의 금서목록만큼은 아니지만 당시의 혼탁한 국정상황과 저급 국회의 실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지금 우리의 정치상황이나 국회기능이 그때와 어상반한 처지에 있다고 보아진다. 그럴진대 호화판 386세대가 부러운 게 아니고 야인시대의 김두환이 그리워질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김두한이든 심상정이든, 사카린에 똥이든 돈 대주고 몸 대주든 똑같은 구설수감이 아닌가. 그래서 애처롭고 측은한 그들의 생각자체가 몸뚱아리 별곡이 아닐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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