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령들이시어 깨어있으시라
상태바
영령들이시어 깨어있으시라
  • 李貞熙 (문학박사.시인.수필가)
  • 승인 2020.04.17 12: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19혁명 60주년에-
李貞熙 (문학박사.시인.수필가)
李貞熙 (문학박사.시인.수필가)

수유리국립묘지에는 미처 꽃 피워보지 못한 젊은 영혼들이 잠들어 있다. 60년 전인 1960년 봄 대선에서 부정선거를 방지하고 독재를 타도하기 위하여 고등학교 학생들이 들고 일어난 역사는 잊혀져가는 듯 보인다. 당시의 자유당 정부가 독재로 국민을 얼마나 힘들게 했었는지 기억하고 있을까. 심지어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고 말한 토크빌의 말이 생각난다. 국민이 선택한 정부가 국민을 억압하고 기만하는 형태를 보고 우울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장면 박사의 선거유세 강연을 듣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관권을 동원하여 학생들을 저지하였다. 1960년 3월 15일에 실시하는 대선에서 정·부통령을 선출하기로 되어 있었다. 이 때 여당인 자유당에서는 이승만을 대통령 후보로, 이기붕이 부통령 후보로 나섰고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대통령 후보로 조병옥, 부통령 후보로 장면이 나왔다. 그런데 선거를 앞두고 야당의 조병옥 후보가 급작스럽게 병사하게 되고 부통령 후보만 남았다. 고무신 선거니 막걸리 선거가 판을 치고 3인조, 5인조라는 편법으로 부정선거를 획책하기에 이르렀다.

그 해 2월 28일 일요일에 야당의 부통령 후보가 대구에서 유세강연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학생들이 유세장에 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대구시내 고등학교 학생들을 등교시키는 조치를 취하였다. 이에 학생들이 일요일 등교에 반발하여 가두로 나와 시위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하였다. 그게 무슨 대수로운 일이냐고 하겠지만 당시의 독재정권하에서 학생들이 정부를 향해 시위를 하는 것은 큰 모험이고 용기였다.

그리고 3월 8일에는 장면 후보가 대전공설운동장에서 유세강연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대전의 학생들은 3월 7일 저녁에 목척교 아래쪽에 있는 신도극장(현재는 없어짐) 옆에 사는 강무송(당시 보문고등학교 2학년)의 집에서 대전고등학교 학도호국단 대대장의 직책을 맡았던 박재구를 중심으로 3월 8일에 대전시내 고등학생들이 유세강연장인 공설운동장에 모여 부정선거 방지, 독재타도, 학원사찰 중단과 자유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시위를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 모의가 경찰당국에 알려지게 되었고 3월 8일 아침부터 각 학교의 학생간부들은 학교당국의 조치로 붙들려있게 되었다. 그러나 대전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실을 박차고 나와 스크럼을 짜고 공설운동장으로 돌진하다가 경찰의 무력진압에 시위는 와해되었다. 이 때에 시내 각 고등학교 학생간부들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그러는 동안 3월 10일에 대전상업고등학교 학생들이 학생간부를 석방하라는 요구를 위해 대동 4거리로 나와 원동 4거리와 역전까지 진출하였으나 경찰의 제지로 해산되었다.

이 소식을 알고 있는 마산의 학생들이 선거일인 3월 15일에 부정선거 방지를 외치며 대대적인 시위를 벌렸다. 이 때 다수의 학생들이 다치거나 사망자까지 발생하였다. 그러나 시위는 진압되고 평온한 듯 보였다. 그 때는 이미 선거도 끝나고 4월 1일이 신학기가 되어 비교적 안정을 찾은 듯 보였다. 그런데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낚시꾼의 낚시에 시체 한구가 걸려 올라왔다. 그 시체는 당시 마산상고에 입학한 김주열로 알려졌다. 김주열의 눈에 최루탄이 박혀 있었고 이 사실을 부산일보 마산주재 기자가 특종으로 보도하면서 다시 시위는 전국적으로 번져나갔다. 드디어 4월 18일에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시위를 하고 학교로 돌아가는데 정치깡패들에 의하여 테러를 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하였다. 이 소식을 접한 서울의 대학생들이 4월 19일에 광화문으로 집결하여 독재타도와 자유를 위한 격렬한 시위가 있었다.

그 후에 전국적으로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연일 시위를 했고 전국에 계엄령이 선포되고 서울에 군인이 들어와 치안을 맡았지만 시위는 계속되었다. 마침내 4월 25일에 서울에서 대학교수들이 가두행진을 했다. 그런 다음 날 즉 4월 26일에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경무대(지금의 청와대)에서 “국민이 원하면 물러나겠다”고 하야성명을 발표하면서 자유당의 독재정권은 막을 내렸다. 드디어 자유민주주의의 진정한 나라가 되는 듯 보였다. 국가는 헌법을 고쳐 의원내각제를 택하면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으나 신·구파의 대결로 정세는 불안한 나날이었고 사회는 걸핏하면 데모이고 국회까지 점거하는 불안이 지속되었다.

그런 사이에 5·16군사혁명이 일어나고 또 다시 암흑과 같은 시대를 맞이하였다. 여기서 보릿고개를 해결했다거나 경제를 발전시켰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공화당 정부의 새로운 시대가 오고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심복부하에 의하여 시해되는 고난을 겪으며 또 다시 군인들이 권력을 잡고 국가는 숨쉬기도 어려울 만큼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러다가 1986년 학생들의 민주화운동으로 새로운 권력구조가 탄생하게 되었고 여·야의 정권교체가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통령을 탄핵한다던지 하는 죽기 살기식의 권력투쟁은 계속되고 있고 아직도 통일을 위한 확고한 권력체계가 미진한 듯 보이고 있다.

아무튼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하여 60년 전 학생들은 일어섰고 대구, 대전, 마산의 민주의거와 4·19혁명은 한국현대사에서 최초의 민주화투쟁으로 기록되었다. 수유리국립묘지에 잠들어 있는 영령들에게 꽃을 바친다. 60년이 지난 오늘도 나라는 불안이 깃들어 있고 어지러운 세태이다. 4·19혁명의 영령들이시어 깨어 있으시라. 그리고 똑바로 지켜 보아주시고 이 나라가 작지만 문화가 충만한 튼튼한 자유민주주의 모범국가로 번성하기를 지켜 주기 바랍니다. 4·19혁명 60주년에 당시의 주역들이 이미 노령으로 힘이 부치지만 국가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인들 못할게 없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리라 믿는다. 세계사에서도 학생들에 의해 독재정권이 무너진 예는 우리나라가 최초였다.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어떤 불의나 부정을 용납하지 앉았다. 국가가 위태로울 때는 학생들은 목숨을 바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목민(牧民)의 방법을 알고 실천한 안철수 의원
  • 천하장사, 이봉걸 투병 후원회 동참
  • 세종시(을) 강준현 후보여 떳떳하면 직접 검찰에 고발하라
  • 이장우대전시장과 대화
  • 제22대 총선의 결과와 방향은?
  • 국민의힘 세종시당,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필승 합동출정식
    • 본사 : 세종특별자치시 한누리대로 234 (르네상스 501호)
    • Tel : 044-865-0255
    • Fax : 044-865-0257
    • 서울취재본부 :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2877-12,2층(전원말안길2)
    • Tel : 010-2497-2923
    • 대전본사 : 대전광역시 유성구 계룡로 150번길 63 (201호)
    • Tel : 042-224-5005
    • Fax : 042-224-1199
    • 공주취재본부 : 공주시 관골1길42 2층
    • Tel : 041-881-0255
    • Fax : 041-855-2884
    • 중부취재본부 : 경기도 평택시 현신2길 1-32
    • Tel : 031-618-7323
    • 부산취재본부 : 부산광역시 동래구 명안로 90-4
    • Tel : 051-531-4476
    • 전북취재본부 : 전북 전주시 완산동 안터5길 22
    • Tel : 063-288-3756
    • 법인명 : (사)한국불우청소년선도회
    • 제호 : 세종TV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세종 아 00072
    • 등록일 : 2012-05-03
    • 발행일 : 2012-05-03
    • 회장 : 김선용
    • 상임부회장 : 신명근
    • 대표이사: 배영래
    • 발행인 : 사)한국불우청소년선도회 대전지부
    • 편집인 : 김용선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선규
    • Copyright © 2024 세종TV.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e129@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