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의 포성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인류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장기전의 늪에 빠진 가운데 도시는 파괴되고 민간인을 포함한 양측 병사들의 인명피해는 커지고 있다.
여기에 하마스와 이스라엘간 분쟁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확전 양상이다. 최근엔 하마스를 지원하는 예멘 후티반군이 이스라엘에 드론공격을 가하자 이스라엘이 전폭기를 동원해 예멘까지 날아가 보복에 나서면서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세계시민들의 평화안착 염원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상처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어린아이와 노약자 등 민간인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포격 등으로 목숨을 잃거나 큰 부상피해를 입고 있다.
민간인들의 피해는 없어야 한다.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평화가 왜 필요한지 전쟁은 보여주고 있다.
인류역사는 각종 전쟁으로 점철되어 왔다. 영토분쟁과 종교갈등, 이념 대립 등으로 세계는 투쟁과 전쟁의 후유증을 겪어 왔다.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약 3400년의 기간 중 268년(약 8%) 만이 평화를 유지한 기간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일들은 확인할 방법이 없으므로, 사실상 인류 역사에서 전쟁은 끊임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재까지도 크고 작은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한 전쟁 난민은 7000만명을 넘고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도 동족간 전쟁인 6.25전쟁의 쓰라린 상처를 안고 있다. 6.25전쟁은 끝나지 않은 채 휴전이 됨으로써 지금도 대치상태를 보이며 전쟁 화약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터 등 세계 곳곳에선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병사들이 꽃 한번 피워 보지 못하고 전장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 사람의 생명은 어떤 물질과 돈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생명이기 때문이다. 나의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듯 다른 사람의 생명도 소중히 여긴다면 평화는 반드시 이루어야 하며 전쟁은 종식되어야 한다.
이것은 지구촌 인류 공동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자 사명이다.
그럼에도 세계는 다시금 신냉전 시대로 흐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러시아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집단방위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 나토 회원국으로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와 루마니아, 핀란드 등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남의 일이 아니게 됐다. 직접 목도하면서 자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군비 확장에 나서고 있다. 평화시대 군비축소와는 정반대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동북아시아에도 신냉전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은 전쟁을 겪으면 서로 돕기로 하는 상호원조 등을 담은 새로운 조약을 체결했다. 이는 대한민국에 큰 충격이다. 러시아와 경제협력과 외교관계 증진에 힘써왔던 대한민국은 러시아와의 국가정책과 외교 노선을 변경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동안 분위기가 좋았던 러시아와 한국 국민들간 우호적인 정서에 비춰보면 국가 정책은 비껴가고 있다.
남북한 간 긴장감은 더욱 팽팽히 흐르고 있다. 북한은 개발시험을 핑계로 각종 미사일을 쏴대고 있으며 급기야 오물풍선까지 날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휴전선 북측구역 비무장지대안에는 지뢰 매설과 전차 제어를 위한 장벽을 쌓는 등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대만해협을 마주하며 대립하고 있는 중국과 대만 간에도 한층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중국정부는 대만의 독립 움직임이 일때마다 좌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래서 ‘대만 침공설’은 잠재된 현실이다.
동북아의 신냉전 기류로 말미암아 한미일과 북중러간 대결 구도가 고착화되어 가는 분위기다.
인류평화의 진전이 필요할 때다보니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역할이 세계질서 유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다시 대선에 도전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재선된다면 당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는 역할을 하겠다고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북한의 김정은과도 다시 만나 북핵 문제 등의 해결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민주당도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후임자로 결정될 후보의 세계평화를 위한 공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어떤 사람에게 “전쟁을 원하느냐, 평화를 원하느냐?” 물어본다면, 모두 평화를 원한다고 대답할 것이다. 누구라도 전쟁터에서 자기 자신과 가족이 희생당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지구촌 모든 인류가 평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평화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201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카일라시 사타아르티는 "개인·지역·국가 간 상호 깊은 책임감을 바탕으로 할 때 화합·평화는 이뤄진다"며 "지구적 책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인류 미래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인간적 유대감 형성과 도덕적 가치관을 갖출 때 지구적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세계질서를 회복할 때 평화는 유지된다.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할 때 평화의 길에 바짝 다가설 수 있다.
우리 자신을 위해 또 후대를 위해 평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평화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일이다. 인류가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