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JB세종TV=김명수 칼럼】 바닷가를 거닐다 보면 쉼 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를 보게 된다. 파도는 잠시 머물다 다시 돌아가지만, 그 흐름은 멈추지 않는다. 인간의 삶 또한 그러하다. 과거 우리 민족은 생존을 위해 피와 땀을 흘리며 노동의 가치를 지켜왔다. 중동의 건설 현장에서, 독일의 광산에서, 그리고 베트남 전쟁터에서조차 우리 선배들은 몸을 던져 가정을 일으키고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켰다. 그들에게 노동은 단순한 생계수단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자 존엄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실은 크게 달라졌다. 노동이 존중받기보다는 기피되고, 대신 ‘한 방’을 노리는 투기적 풍조가 사회를 지배한다. 부동산, 가상화폐, 주식에만 몰두하는 현상은 청년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서도 심각하다. 특히 사회의 기초를 떠받치는 제조업의 3D 업종은 외국인 노동자들에 의해 채워지고 있으며, 건설현장, 공장, 심지어 가사노동까지 우리 스스로 외면한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노동은 힘들고 고된 것으로만 치부되고, ‘노력보다 운이 중요하다’는 잘못된 가치관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쓰나미와도 같다. 노동을 멀리하고 출산마저 기피하는 현실 속에서, 미래 세대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일확천금을 좇으며 삶을 무질서하게 사는 사람들은 결국 그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역사와 성경은 이미 경고하고 있다.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마라”(데살로니가 후서 3장 10절). 이는 단순한 종교적 교훈이 아니라, 인간 사회가 유지되기 위한 보편적 진리다.
노동은 인간에게 단순히 생계를 보장하는 수단이 아니다. 노동은 자기 존재를 실현하고, 공동체를 지탱하며, 인류 문명을 발전시켜 온 원동력이다. 노동을 천시하고 투기에 몰두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할 수 없다. 우리가 다시 회복해야 할 것은 ‘노동에 임하는 올바른 정신 자세와 태도’이다. 땀 흘리는 노동이 존중받고, 정직한 수고가 대접받는 사회야말로 진정한 정의로운 사회로 복된 사회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위고도 “노동은 생명이요, 사상이요, 광명이다.”라고 하였다.
이제 우리는 다시 묻고 결단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노동을 경시하는 잘못된 흐름을 그대로 두고 자멸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노동의 가치를 회복하여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노동의 가치를 바로 세우지 않는 한, 우리 공동체는 뿌리부터 흔들릴 것이다. 노동을 존중하는 사회, 그것이 바로 우리가 다시 세워야 할 올바른 세상이다. 미래는 노동으로 준비된 자의 영광이다.
<김명수 주필 소개>
김명수는 대한민국이 선진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자산 1,000조 원 규모의 메가뱅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2008년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재직 당시 은행 내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산업은행을 CIB(민영은행)와 KOFC(정책금융공사)로 분리해 민영화를 추진하려 했지만, 대내외적인 여건의 미성숙으로 좌절된 바 있다.
현재 한국노동경제연구원 원장으로 활약하며 노동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법학박사로서 최근 저술한 <노동정책의 배신>, <금융정책의 배신>, <선도국가>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103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또한, 한국중소벤처포럼 이사장, HQ인베스트먼트 회장을 역임하는 등 풍부한 금융 현장 경험을 갖춘 금융 전문가이며, (주)퓨텍을 직접 경영했던 전문경영인이기도 하다.
현재는 제4차 산업혁명 및 AI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KLA 코리아 리더스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