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달 16일 오후 4시경 충남 아산 소재 한 식당에서 한국인과 중국인 간 시비가 붙었다.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조용히 마시자’는 한국인 A 씨의 말이 기분 나빴다는 것이 화근이었다.
중국인 B 씨 등 일행 3명은 빈 소주병으로 A 씨의 머리를 수차례 가격했고, A 씨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 뒤에도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B 씨 등은 경찰에 붙잡혀 이중 2명이 구속됐다.
#2. 지난달 20일 밤 10시경 중국인 유학생 C 씨와 D 씨는 공주의 숙소에서 소주 7병을 나눠 마시고 만취된 상태에서 서로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침대 등에 구토를 했다는 이유로 시작된 말다툼이 돌이킬 수 없는 큰 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이들은 감정이 격해지면서 흉기를 휘둘러 서로 상해를 입혔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입건됐다.
충남지역에 체류 중인 외국인이 늘면서 덩달아 흉폭한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을 상대로한 외국인 범죄가 날로 조직화·흉포화되는 등 강력범죄 양상을 보이면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 현상마저 우려되고 있다.
24일 충남지방경찰청과 충남도청 등에 따르면 2010년 2만 3015명이던 충남 체류 외국인 근로자수는 올해 1월 현재 7427명(32.3%) 증가한 3만 442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외국인 근로자수가 증가면서 이들의 범죄도 함께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충남 체류 외국인 범죄건수는 117건으로 살인 3건, 강간 4건, 폭력 27건, 지능범죄 14건 등이었다. 그러나 올해 10월 22일 현재 외국인 범죄 건수는 총 575건으로 지난해 전체보다 5배 가까이 폭증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력이 157건으로 가장 많았고, 지능범죄(86건), 강간(11건), 살인(7건), 마약(3건) 등의 순이다.
과거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국민 불법체류자를 상대로 돈을 뺐거나 환치기,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는 형태를 보였다면 최근에는 마약 밀수, 총기류 같은 안보위해 물품 밀반입, 여권위조, 외국인 밀입국 알선, 보이스 피싱(전화금융사기), 인신매매, 청부 살인폭력 등 범죄 형태가 흉포화 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외국인이 몰려다니며 민족 간 문화적 차이와 갈등에 따른 사소한 시비가 집단폭행으로 비화되는 등의 폭력 사건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외국인에 대한 혐오증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초희(23·여) 씨는 “다양한 외국인 범죄를 언론매체로부터 접하다보니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외국인이 따라오면 겁부터 난다”며 “선량한 사람이겠지만 선입견이 생겨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권민석(35·충남 당진) 씨는 “오원춘 사건 이후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는 ‘조선족을 특히 조심하라’, ‘북한과 중국 출신 중에는 독한 사람이 많다’는 식의 이야기가 돌았던 적이 있다”며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개방한 무분별한 다문화 정책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불신을 드러냈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인구가 늘면서 범죄도 같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서로 메신저 등을 통해 범죄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범죄가 지능화·흉포화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한국에서 추방당하거나 본국으로 돌아가면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범죄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범죄에 대한 처벌기준이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