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양태의
홍천강 누치
양태의/ 시인
꽁꽁 언 사람들의 강, 나의 투명한 하늘 위로
작은 떡메 세 개가 우레를 끌고 옵니다
기다란 삼지창 한 자루와 방금 꺾은 생나무 한 가지가, 저벅저벅
발소리를 함께 밀며 옵니다, 살의를 눈치 채지 못하는
형벌같이 멀뚱멀뚱한 나의 두 귀와 두 눈이 다 듣고 쳐다봅니다
하늘 밑을 겨냥하며 통통한 내 몸집을 에워싸는 시꺼먼 발바닥들
쾅, 쾅, 쾅!
떡메가 내 정수리에 벼락을 박습니다
나는 잡힐 듯 꼬리치며 전율의 미끼 서넛을 여기저기 흩으려
던져줍니다, 그러다가 휘적휘적 후벼대는 삼지창의 가운데 토막을
내 심장 한복판이 뭅니다 꽉, 조이는
얼얼한 통증의 쾌감
동시에, 퇴화한 겨드랑이 찢어 삼지창의 가랑이 움켜쥐며
흔들어 전율의 짜릿한 적중을 알립니다
천천히 부양浮揚되며 펄떡이는 내 혼신의 절정
사람의 손에 건져져 생나무 가지에 거꾸로 꿰어집니다
피 철철
땀 철철
열 철철
뜨겁게 씹혀지는 나의 순직殉職이 저들 입맛을 사로잡아 길들여서
내 후손 대대를 별미의 반열에 오르게 할 것이라고
캄캄하게 웅크린 시인에게 일렀습니다, 이 차디찬 사실이
쩌렁쩌렁 홍천강 겨울밤을 다시 얼게
할 것이라는 것도
저작권자 © 세종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