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핵심 사업인 62만대 증산 프로젝트가 노사협의 지연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5일 기아차 광주공장에 따르면 애초 올 2월 초부터 본격 가동 예정이었던 62만대 증산체제가 제2공장의 노사 증산협의 지연으로 한 달 넘게 표류하고 있다.
62만대 증산을 추진하려면 제2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를 현행 42UPH(시간당 생산대수)에서 66UPH로 늘려 생산규모를 연간 20만대에서 31만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사간 협의사항으로 현재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 광주지부의 대의원대회 일정이 장기화한 데다 정기대의원대회 역시 갈등을 빚으면서 중단됐기 때문이다.
기아차 지부 대의원대회는 역대 최다 안건 상정 등으로 지난해 12월 말부터 지난 2월까지 2개월간이나 열렸다. 또 가까스로 지부 대의원대회를 마무리하고 지난달 18일 열린 기아차 광주지회 정기대의원 대회도 10여 일 만에 중단되는 등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현 노조 집행부와 전임 집행부가 조합비 회계 문제를 놓고 노노갈등 양상을 보이면서 이달 말까지 한 달 동안 정회를 선언해 당분간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현 집행부는 지난해 공인회계사의 회계감사 결과에 따라 5억원 규모 조합비를 부당사용했다며 19·20·21대 집행부를 고소·고발했고 전임 집행부는 공인중계사의 회계감사 결과 등에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 2공장은 생산설비 곳곳이 텅 비어 있고 증산을 대비해 지난달 15일까지 서류접수를 진행한 생산직 채용 일정도 늦어지고 있다.
노사협의도 4월 이후로 지연이 불가피해졌고 1개월 후 협의가 시작되더라도 곧바로 합의를 장담할 수 없어 증산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측은 "UPH와 인원 규모를 확정할 노사협의가 시급한데 노조 측의 일정이 지연되면서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증산프로젝트에 따라 생산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설비를 늘렸는데 지연돼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기아차 노조 광주지회의 한 관계자는 "조합비 회계부정 문제는 3월 중에 조합원 총회를 열고 조합원의 뜻에 따라 처리하겠다"며 "현재는 이제 막 시작한 주간 2교대제의 성공적인 안착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