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토르 피아졸라와 이 양 집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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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토르 피아졸라와 이 양 집사님
  •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8.2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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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2018년, 8월 22일(수) 저녁 7시.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대전 대흥침례교회에 왔다. 아니, 그가 온 것이 아니라 그 후예들인 알렉스 브라운(피아노), 이혜림(바이올린), 줄리앙 라보르(반도네온), 에릭 둡(드럼), 알렉스 빈츠(기타), 자츠 브라운(베이스), 카라 짐머만(댄서), 루카스 세고비아(댄서)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전통적인 탱고 음악과 춤을 가지고 온 것이다.

  피아졸라는 1921년 아르헨티나의 마르 델 플라타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이탈리아 이민자였던 피아졸라의 아버지는 열렬한 탱고의 팬이었고, 그 덕분에 피아졸라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탱고 음악과 친숙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피아졸라의 가족은 매우 가난하게 살았는데,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그의 부모는 1925년, 당시 네 살이던 피아졸라를 데리고 더 나은 삶을 찾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

왜 피아졸라 탱고가 유명한지 설명을 더 해야 할 것 같다.

뉴욕에서 8살 때 그는 반도네온을 배우기 시작해 1931년에 반도네온 음반을 냈으며, 1933년에는 라흐마니노프의 제자 벨라 윌다에게 서양 클래식 음악을 배우며 바흐의 음악에 푹 빠지기도 했다.

그는 1954년에 더 많은 공부를 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갔다. 프랑스 유학 시절, 피아졸라는 당대 최고의 스승 나디아 불랑제 밑에서 공부했다. 나디아 불랑제는 반도네온을 연주하는 피아졸라를 보고 "탱고야말로 바로 피아졸라다. 절대 탱고를 버리지 말라."라고 말했는데, 이에 자극을 받아 피아졸라는 탱고 음악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새로운 탱고를 만들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칭찬의 힘이었던 것이다.

  필자는 ‘음악은 지키는 힘’에 의해 전수되는 것이라 종종 말하곤 했다. 선배들이 창작해놓은 자랑스런 음악을 그 후예들이 꾸준히 이어 받아 지키기에 오늘날 음악 애호가들이 그것을 감상하며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접하기 어려운 아르헨티나의 전통 탱고를 대전 대흥침례교회 이 양 집사님이 후원하고, 음악계의 원로 최남인 교수가 섭외하여 감상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대 예배당을 공연장으로 허용해주신 조경호 목사님과 이 준비를 위해 수고한 추승환 사무장 및 그 외 장로님들과 관계자들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지 않을 수 없다. 대흥 침례교회 교인이기에 이런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필자는 가끔 대흥 침례교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말을 자주 했다. 하나님 말씀을 쉽게 전달해주는 조경호 목사님과 내로라하는 음악가와 성악가들이 음악을 통해 자주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자.

 왜, ‘더 오리지날 탱고’라 하지 않고, ‘탱고, 더 오리지날’이라고 도치법을 사용하였는가? 방점을 찍기 위해서다. ‘탱고’라는 말을 앞세워 방점을 찍고 ‘탱고’가 그 만큼 ‘오리지날’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제목을 최남인 교수가 정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고도의 문장 기술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표현이었다.

    

오늘 출연한 연주자들은 바이올린 이혜림 말고는 평범한 의상들을 입고 나왔다. 그 흔한 나비넥타이도 매지 않았던 것이다. 그만큼 그들에게는 음악이 일상생활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카페면 어떻고 그늘 나무 아래면 어떠랴. 손에 익은 악기만 있으면 족한 것을.

  공연에 앞서 이들을 소개하는 최남인 교수는 “오늘 공연하는 이들은 밥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박수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뭐 걱정할 필요가 있겠는가? 오늘 참여한 관객 말고도 대흥 침례교인들 2만여 명은 박수의 달인들 아닌가.

 

  바이올린 이혜림 이야기 안 할 수 없다.

바이올린 연주는 머리로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랬던가 오늘 밤 그는 활이 말을 듣지 않으면 엄지 검지 손가락까지도 동원하여 통통 튀고 깡충깡충 뜀뛰기하는 연주를 하였던 것이다. 박수의 달인들이 참고 있을 수 없었다. 예서제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수에 인색한 필자마저도 한참동안을 쳐댔으니 그 연주 솜씨를 상상해보기 바란다.

  오늘 참여한 피아노 연주자 알렉스 브라운과 베이스의 자츠 브라운은 형제라 한다. 그 형제들이 함께한 연주라 그런지 오늘 공연은 조화를 이루었다.

느려졌다 빨라지고, 빨라졌다가는 숨을 죽이게 하는 연주, 악기마다 각각의 특색 있는 음(音)이 있는데도 제 소리를 죽여 조화를 이루는 연주를 통해 그들은 관객들의 영혼마저도 숨을 죽이게 했던 것이다. 

  반도네온 연주자 줄리앙 라보르와 드럼 연주 에릭, 그리고 기타 연주 알렉스 빈츠, 베이스의 자츠 브라운 등 모두 신들린 연주자의 모습이었고, 무희로 등장했던 카라 짐머만과 루카스 세고비나의 춤사위는 ‘땅게라(여)’와 ‘땅게로(남)’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았다. 사실 무희 홍명원이 펼치는 우리나라 전통 춤이나 서양의 댄서들이 펼치는 댄스는 네 개의 다리를 활용하고 거기에 몸동작과 머리의 움직임으로 조화를 이루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오늘 밤 이들이 보인 댄스는 걸을 수만 있다면 누구든지 출 수 있는 춤이 아니라 고도로 발달된 땅게라와 땅게로의 안겼다가 풀어지고, 풀어졌다가는 땅에 눕는 춤이었다. 흔히 탱고는 가슴을 맞대고 추는 춤으로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으나 그런 일반적인 상식을 깨버린 춤이었다.

 공연되는 1시간 20분 동안 박수의 달인들과 이들 출연자들이 한 덩어리가 되어 어울린 감동의 장(場)이었다.

 감사했다. 이들을 초청하기에 후원을 아끼지 않은 이 양 집사님과 최남인 교수, 그리고 조경호 목사님과 추승환 사무장, 교회 장로님들과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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