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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따라 달라지는 세상
문희봉(시인·평론가)  |  sjc@tvsj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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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1  21: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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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봉(시인·평론가)

아침마다 거울을 닦는 사람이 있다. 잘 닦여진 그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머리칼은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의상에 이상은 없는지, 넥타이는 제대로 매어져 있는지를 살핀다. 단정한 모습이 되었다는 걸 확인하고는 현관문을 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공동현관문 양옆에 도열해 있는 장미를 본다. 천연의 색으로 자신을 뽐내고 있는 장미를 보면서 ‘참 예쁘게도 생겼다.’고 감탄한다.

조물주가 아니고서는 그 누가 저렇게 예쁜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그에게 장미 줄기의 가시는 보이지 않는다. 세상의 최고의 걸작품 중의 하나인 장미꽃에 코를 가까이 해 본다. 향에 매료된다. 이 세상의 어떤 인공의 향보다 더 나은 천연의 향에 온몸을 맡긴다. 그 험한 가시덩굴 속에서 아름다운 장미가 피어났다는 것에 감탄한다.

빈 수레가 더 요란한 것처럼 내실이 없는 사람은 겉치레에 마음을 쓰게 되고, 속이 알차게 여문 사람은 겉모양에는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향을 쌌던 종이에서는 향내가 나고, 아픔을 쌌던 마음에서는 잠결에도 비탄의 소리를 듣게 된다.

나는 행복과 불행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행복은 마음속에 고여 있는 잔잔한 호수에서만 피어나는 기쁨이요, 환희요, 기대다. 참새는 공작같이 화려하지도, 학같이 고귀하지도 않다. 꾀꼬리의 아름다운 노래도, 접동새의 구슬픈 노래도 모른다. 그래도 행복하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갈까 오른쪽으로 갈까를 고민하는 내가 기특하다. 삶의 연륜에서 얻은 왼쪽이 행복으로 통하는 길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희열에 젖는다.

온 얼굴에 햇살 같은 평화가 가득 들어찬다. 나는 아무래도 행복을, 된장국 끓여놓고 기다리고 있을 사랑하는 아내의 가슴 속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원래부터 행복과 불행은 나누어지지 않았다. 내가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저물어가는 들녘 온종일 밭에서 일한 부부에게 멀리서 만종 소리가 들려온다. 일손을 모아잡고 다소곳이 고개 숙여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부부에게 찾아오는 것은 무엇일까? 행·불행뿐이랴. 모든 만물과 현상은 고정된 모습이 아니라 보는 시각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찢어진 가난을 자기 인생의 부피만큼이나 고단한 모습으로 짊어지고 살면서도 넉넉한 웃음으로 희망을 잃지 않았던 사람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나의 사고가 긍정적이었는가, 부정적이었는가에 따라 세상은 다르게 보인다. 부정적인 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세상은 흐릿하여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겸손해야 한다. 나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아는 것보다 훨씬 많다고 공자도 말하지 않았는가? 자신에게는 열정과 자부심을, 타인에게는 신뢰와 덧없는 애정을 쏟아내며 사는 삶은 복된 삶이다.

나는 일어날 때나 앉을 때 의식적으로 ‘아이고 죽겠다.’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런 말을 쓰지 않기로 나 자신과 약속을 했다. 습관처럼 내뱉는 말이 결국은 나를 쓰러뜨릴 것이 뻔한 일이기에 그렇다. 왜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가? 뚜렷한 자취를 남기기보다 박토에 핀 꽃들에게 거름을 주고, 모양새를 다듬는 조역을 했다는 뿌듯함을 안은 채 살아가려면 긍정적 사고를 하는 삶이 필요하다. 육체적으로 위대한 사람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작아보이고, 정신적으로 위대한 사람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커 보이는 법이다.

녹슨 마음을 닦아내는 일에 소홀하지 않는 자신이 미쁘다. 밝은 생각, 맑은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무릉도원일 수밖에 없다. 청명한, 아직 때묻지 않은 백지와 같은 하루를 선사 받은 나는 감사를 잊지 않고 있다. 빈속은 먹을 것을 추구한다. 공복은 채울 것을 요구한다. 그리하여 사랑을 찾고, 벗을 찾는다. 아직도 우리가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다.

타인의 지탄을 받지 않고 한 점 부끄럼 없이 깨끗하게 살기로 했다. 자신을 태워 주위의 어둠을 밝히는 촛불처럼, 자신을 못 박아 죽인 죄인을 위해 기도하시며 돌아가신 사랑의 실천자처럼, 자신이 썩어지지 않으면 수많은 열매를 맺을 수 없는 밀알처럼 땅속에 묻혀 썩어가는 존재로 살기로 했다.

행복이란 생의 의지에서 오는 것이다. 기쁨이란 얻었을 때의 감정이요, 슬픔이란 잃었을 때의 감정이다. 크든 작든 시시각각으로 얻고 잃고 기쁨과 슬픔으로 무늬를 짜가며 사는 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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