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발하는 자동차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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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발하는 자동차경고음
  • 윤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 승인 2021.05.2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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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윤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이제 마이카 시대라서 자동차의 홍수사태를 맞고 있다. 한 집에 2대 이상의 자동차를 소유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원룸에 사는 단벌신사도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다. 비록 혼밥을 먹는 사람일망정 외제 고급승용차의 주인으로 의젓하게 행세한다. 앞집 소형빌라 단칸방에 살고 있는 무직 청년이 홀어머니가 작고하자마자 신형 쉬보레 승용차를 구입했다. 그만큼 자가용 승용차가 흔해졌다. 물 밀리듯 큰길에 넘쳐나고 있다. 참으로 신기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오래전 북한의 어느 인물이 대한민국에 왔다가 범람하는 서울의 자동차 현상을 보고 전국의 자동차를 급격히 끌어 모아 전시한 게 아니냐고 헛소리를 했다. 자기에게 과시하느라 애를 썼을 것이라고 감탄까지 했다. 너무 놀라서 분별력이 떨어졌던 모양이다. 그럴 정도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과 소유현상이야말로 세계적 수준에 이르러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세계 순위 1위인 중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독일 다음으로 5위를 기록하며 연간 250만대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대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국적도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독일제 벤츠를 비롯해 BMWFord, 폭스바겐, 볼보 등등이 위세 등등하게 거리를 누빈다. 거기에다 이제 전기자동차가 등장해 그 보급 추세도 매우 커지고 있다. 더구나 무인자동차라는 게 생길 모양이다. 이른바 자율주행시스템이라는 걸 개발한다고 경쟁을 하고 있다. 사람인 운전자가 없이 자동차가 목적지까지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인간의 두뇌가 창조할 수 있는 영역은 무한한 것으로 보일만큼 경이적이고 혁신적인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인간의 능력이 탐색하는 영역에는 그러나 한계가 있다. 혁명적이고 창조적인 기술과 능력이 기상천외의 자동차 기술혁신을 잘 이루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상상 이상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산하는 자동차 자체는 완전무결할 수 없는 경지가 있다. 한마디로 그 흔해 빠진 자동차 사고가 있다. 과속이나 음주운전 등으로 발생하는 자동차 사고는 주지하는바 치명적이다. 부주의나 운전미숙으로 인한 사고가 자칫 인명을 살상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자동차 물결에 마냥 생명을 빼앗기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지 않는가.

    

실제 교통사고는 흔한 뉴스 중 하나가 되다 싶이 우리의 눈과 귀를 놀라게 한다. 걸핏하면 인명피해를 동반하는 자동차 사고야말로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평생에 교통사고로 부상을 당할 확률이 35.2%라는 보도가 있다. 거기에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1.02%라고 한다. 그렇다면 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사고를 당하고 백 사람 중 한 사람이 죽는 꼴이란다. 교통사고로 한 해에 3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통사고 발생 비율이 OECD국가 중에서 상위를 차지한다는 비극적 통계가 부끄럽다.

그런데 사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 설치한 경고장치의 남발은 너무나 지나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얼핏 대형 트럭이 질러대는 이른바 클랙슨(klaxon)소리에 깜짝 놀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게다. 이 경고음(horn)은 일종의 위험신호가 아닌가. 흔한 말로 경적이라고 하건만 이게 남발되는 경우 인간 신경세포를 너무 심하게 자극하는 경향이 있다. 자칫 신경쇠약 증세까지 유발할 수도 있지 않나 싶다. 실제로 이 경고음의 과다노출에 의해 병원을 찾는 사람도 늘어나는 듯하다. 어쨌거나 교통법규이전에 이 경고음의 남발은 자제되어야 마땅하다. 미국에서는 웬만하면 경고음을 울리지 않는다. 운전자의 에티켓이기도 하다. 물론 교통법규상에도 명시되어 있으리라 짐작하지만 도심에서 자동차의 운행 중 경고음 발동은 억제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보행자 우선 원칙 따위는 아랑곳없는 우리나라 실제사회에서는 자동차 운전자가 경고음을 제 멋대로쏴댄다. 택시운전자들 가운데 특히나 더 악랄할 정도로 경고음 빈발행위자들이 많다. 겁 많은 운전자가 설쳐대는 경적은 아쉽지만 운전 베테랑이라 자부하는 택시 기사들의 경적 남발은 관용의 여지가 없다. 무심코 갓길을 조심스레 걷고 있는데도 경적을 마구 울려대는 택시가 있다. 놀란 나머지 콩알 만해진 간 덩어리가 가여워지기 일쑤이다. 이건 분명 사회악의 하나인 것이다. 기계는 거짓을 못 한다. 기계는 인간이 조작한다. 아무리 AI라할지라도 인간이 조종하는 대로 행동하기 마련이다. 제 생각만 앞세우고 경적을 무턱대고 쏘아대는 만행은 삼가기 바란다. 운전자의 예의를 지켜야한다. 조용한 길에서 느닷없이 폭발하는 경적은 폭력행위에 다름아니잖은가. 경적 우선주의 발상을 제발 버릴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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