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길과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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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길과 오솔길
  • 이유진 기자
  • 승인 2023.09.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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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들,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까?

최광 작가의 생태 환경 동화 『오소리길과 오솔길』이 <푸른생각 어린이 4>로 출간되었습니다. 환경이 파괴됨에 따라 삶의 터전을 잃고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오소리, 멧돼지, 두더지 등 야생동물의 목소리를 담은 책입니다. 야생동물의 생태를 올바르게 이해함으로써 동물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 줍니다.

작가 소개

최광
최광

최광

1999년 『문학 21』 소설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소설집 『노크』, 시집 『글로벌 농법』, 장편 우화소설 『DMZ 도그 하울링』을 발간했다. 세종문학, 세종시마루낭독회, 금강의소설가들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영란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느티나무 괴물들』 『동시와 동화로 배우는 속담 쏙쏙』 『떡할머니 묵할머니』 『땅꼬마 날개 펴다』 『고래가 보내 준 소망 편지』 『지나의 엄마놀이』 『친구, 내 친구 만들기』 『슈퍼 울트라 쌤쌤보이』 『움직이는 바위 그림』 등이 있습니다.

목차

오소리길과 오솔길

도깨비 마을

달토끼

달님과 두더지

애꾸눈 너구리

고라니와 나물꾼

작가의 말 중에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야생동물인 오소리, 멧돼지, 토끼, 두더지, 너구리, 고라니를 주인공으로 여섯 편의 생태 환경 동화를 엮었다. 무엇보다도 생태 환경이라는 주제에 많은 공을 들였다. 올해 여름에 우리별 지구에서 벌어지는 홍수와 산불은 기후 변화의 위기를 느끼게 하고도 남는다.

「오소리길과 오솔길」에서는 사람들이 공해를 피해 갑자기 산으로 몰려들면서 소동이 벌어진다. 매연을 뿜어 대는 굴뚝을 ‘굴뚝귀신’이라고 이름 지어 대기오염을 도드라지게 했다. 사람들은 오소리들이 다니는 오소리길을 가로막고 이 길은 오솔길이라고 우겨댄다. 사람들이 야생동물들의 터전을 빼앗으려 하는 것이다. (중략)

시골에서 야생동물들은 가끔 차도에서 마주치는 걸리적거리는 짐승일 뿐만 아니라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우리는 그들의 생활 공간을 야금야금 빼앗아 한쪽 구석으로 몰아가고 있다. 점점 더 옹색해지는 야생동물들의 삶을 이해와 공감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 리뷰

최광 작가의 생태 환경 동화 『오소리길과 오솔길』에는 우리 곁에 가까이 사는 야생동물인 오소리, 멧돼지, 토끼, 두더지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아름다웠던 우리 별 지구는 점점 환경이 오염되고, 홍수와 산불 같은 재난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유례 없는 기후 변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사람들은 야생동물이 오랫동안 일구어 온 삶의 터전을 야금야금 빼앗아 구석으로 내몰고 있고요. 최광 작가는 살 곳을 잃어 가는 야생동물의 처지를 어린이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펴냈습니다.

    

표제작인 「오소리길과 오솔길」은 매연을 뿜는 ‘굴뚝귀신’으로 인한 공해를 피해 산으로 몰려온 사람들과 집을 지키려는 야생동물의 갈등을 그리고 있습니다. 오소리들이 애써 만들어 놓은 오소리길을 사람들은 오솔길이라고 우기며 야생동물의 터전을 빼앗으려 하는 것입니다.

「도깨비 마을」은 홍수로 인해 집과 논을 잃은 사람들이 산으로 피신한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야생동물들의 먹이인 밤과 도토리를 모두 주워 먹자, 멧돼지들은 굶주리다 못해 사람들의 고구마밭을 습격하고, 사람과 멧돼지의 서로 물고 물리는 싸움은 결국 파국을 맞습니다. 사람에게 버려진 토끼가 자연에서 적응하는 어려움을 담은 「달토끼」, 두더지들의 생태를 그린 「달님과 두더지」에서도 거친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가려 하는 야생동물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동물의 삶과 터전을 얼마나 빼앗으며 살아온 걸까요? 이제는 야생동물의 생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동물과 인간이 함께 공존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린 야생동물들의 삶을 되돌아봄으로써 그들의 숨통을 조금이나마 틔워 주기를 바랍니다.

책 속으로

“여기는 우리가 다니는 오소리길이다. 어서 길을 비켜라. 쾌르륵 쾌르륵.”

사람들은 텐트를 치고 살림을 차리느라고 바쁘게 돌아가던 일손을 멈추고, 뜨악하게 오소리들을 바라보면서 뜬금없는 소리를 했다.

“오소리길은 뭔 오소리길이야. 사람들이 다니는 오솔길이지.”

사람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자신들의 일에만 몰두했다. 사람들은 정말 뚱딴지같은 소리만 했다. 오소리들이 밤마다 돌아다니며 만들어 놓은 오소리길을 오솔길이라고 우겨대고 있었다. 그리고 자기들이 다 독차지하고 눌러앉을 속셈이었다. (「오소리길과 오솔길」, 27쪽)

그즈음에 정보원으로 달려갔던 산두목과 상머슴, 막돌이가 달려 돌아왔다. 배고픈 멧돼지들은 그들의 입만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아무래도 산두목의 입으로 눈길이 쏠렸다. 산두목이 숨을 고르고 입을 열었다.

“큰일 났습니다.”

멧돼지들의 눈길이 산두목에게 더욱 쏠렸다.

“우리 식량인 밤이랑 도토리 껍데기가 그네들 움막 바닥에 쫙 깔려 있어요.”

산더미가 가까이 다가가서 다그쳤다.

“밤이랑 도토리가 맞냐?”

“그래요. 틀림없어요. 두 눈으로 똑바로 봤어요” (「도깨비 마을」, 43쪽)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전원주택을 짓는다고 여러 자재가 들어왔는데, 고약한 냄새를 풍겼다. 건축자재에는 각종 플라스틱과 페인트 같은 것들이 섞여 있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맡아 보지 못한 냄새였다. 두더지 가족은 그 냄새가 코를 찔러서 견딜 수 없었다. 당장 코가 헐어 버릴 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배가 고프지만 다른 도리가 없었다. 두더지들은 코를 다치면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두더지 가족은 큰 시름에 잠겼다. 산에서 내려와서 한동안 누리던 평화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사람들이 살 집이 다 지어지고 이삿짐이 들어왔다. 그런데 거기에는 개와 고양이도 딸려 왔다. 사람들은 애완동물이니 반려동물이니 하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짐승들을 길렀다.

(「달님과 두더지」, 89~9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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