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또 다른 매력 '내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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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또 다른 매력 '내숭'
  •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2.06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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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극작가, 칼럼니스트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강신재의 단편 소설 '젊은 느티나무' 첫 문장에 나온다. 옅은 비누냄새까지 느낄 정도로 좋아했던 오빠. 그는 엄마가 재혼해 간 남편의 아들이었다. 나와는 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이복 오빠인 것이다. 

 이 소설 중간쯤에는 또 이런 이야기도 나온다. 이복 오빠와 친구이며 K장관의 아들인 지수라는 의과 대학생이 편지를 보내온다. 숙희는 그 편지를 오빠에게 보라고 슬며시 정구코트 옆에 있는 걸상에 놓고 온다.

사랑한다는 말은 못하고 오빠의 경쟁 심리를 이용한 내숭을 떠는 것이다. 오빠는 편지를 보았는지 대꾸가 없다. 오히려 그 편지는 엄마의 손에 의해 숙희에게 전달된다. 

 그런 일이 있은 얼마 후 엄마와 의붓아버지가 한 달간 미국으로 떠난다. 둘만 남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무섭다고 했다.

오빠가 밤에 덮쳐올까 봐 무서운 게 아니라, 내가 오빠 방을 찾아가 그 품에 안기려고 떼를 쓸까 봐 무서웠던 것이다. 그래서 시골에 있는 외가로 피한다.

결국 오빠를 시골에까지 따라오게 한 숙희는 오빠의 품에 안김으로써 적당한 선에서 본심을 오빠에게 고백한 것이다.

 여기서 숙희의 내숭은 남자들의 마음을 빼앗아 버리는 고차원적인 매력이 내재돼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자기가 맘에 있어 하는 사내를 발견한 여자의 기다림은 매우 끈질기다. 그래서 자기 맘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은근하고 내밀한 방법을 동원해 맘에 드는 남성을 끌어들이려 한다. 

현규 오빠처럼 반응이 없을 때도 속을 태우면서 끝내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이 내숭의 유혹은 매우 치밀해서 유부남이 잘 못 걸려들면 치명적이다. 자신은 물론 가정까지 요절내고 만다. 요즘 그런 일들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내숭의 매력에 걸려든 총각들의 경우는 대부분 결혼식장에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며 내숭의 주인공을 품에 안으려 온갖 아양을 다 떤다.

주례가 신랑에게 묻는다.
“신랑은 아내를 내 몸보다 더 아끼고 사랑할 것을 맹세하는가?”
“녜 ~ 엡.”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한 눈 한 번 팔지 않고 오늘처럼 신부 앞에서 춤추고 노래 부르며 평생을 아양 떨며 살 수 있겠는가?”
“녜 ~에 엡.”
천만에, 몇 년 뒤에 보자구. 춤추고 노래 부르며 아양 떨며 살아가는가?

    

 요즘 현실은 30이 넘어도 결혼 못하는 여성들이 너무 많다. 물론 남성들의 직업과도 문제가 되겠지만 여성들 대부분이 수평적 관계를 갖고자 한다.

그러나 남성들은 내 사람을 만든 뒤에는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려 하지 않는다. 대부분 이혼하는 부부들의 말을 들으면 경제적 이유 외에 성격에 차이가 있어 이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보면 성격 차이라고 하는 그것이 지능 지수(IQ)에서 오는 차이가 아닌가 생각된다. 여자의 지능이 높으면 여성은 결혼식 때처럼 남편이 춤추고 노래 불러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어느 남성치고 결혼 뒤에도 춤추고 아양 떨 남성이 있는가 생각해보라. IQ높은 내가 남자의 작은 그릇에 맞춰야 한다.

그래야 자식들도 내 곁에 있게 되고 가정도 유지 되는 것이다. 작은 남편의 그릇에 내가 맞춰 들어가는 것. 그것이 내숭인 것이다. 신사임당이 그랬고,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의 누이인 허초희(허난설헌)가 그랬다. 

 그렇다고 아무 남성 앞에서나 내숭을 떨 필요는 없다. 인생 살아가는 동안 소나기도 내리고 진눈깨비도 내릴 것이다.

이때 우산을 들고 와 받쳐주는 사내. 그리고 자신 만만하게 나를 이끌어 줄 수 있는 사내. 그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내숭을 떨어도 된다.

그러나 갑돌이와  갑순이처럼 깨질 때까지 떨지 말고, 숙희처럼 적당한 선에서 멈추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내가 원하는 남성을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갑돌이와 갑순이는 서로 좋아서 사랑을 했다. 그러나 '안 그런 척' 내숭을 떠느라 고백을 못했다. 그래서 그들은 달밤에 달을 쳐다보며 우는 신세가 되었다. 왜 울어야하는 지경에까지 갔는가?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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