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책 장사꾼이 될 수 있을까. 아니다 무조건. 대학생들이 책을 사지 않는다고 마광수 교수가 발끈한 모양이다. 그는 수강생들에게 자기 저서를 구입하고 그 영수증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교과서로 쓰기 때문일 게다. 어쩌면 당연한 요구이다.
○600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수강할 만큼 인기교수가 오죽하면 책장사 같은 소리를 했나. 궁금하다. 책은 ‘전쟁터의 총’인데도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분노가 치민’ 마 교수는 가짜 영수증을 제출한 학생을 가려내겠다고 다짐하는 말도 했다니 정녕 책장사하는 건가.
○『즐거운 사라』의 저자로 자유분방한 성을 구가한 그가 웬 놈의 ‘책사기’로 또 다른 홍역을 치루고 있는가. 장롱 속 옷가지를 헤집으며 감춰둔 귀중품을 찾듯이 젊은 여인의 사랑 찾기를 헤집은 작가가 이제 책 안 산 학생 찾기의 책장사로 몰린 형국이다.
○대학생들은 “책도 책 나름이지 자기가 싼 (ㄸ.ㅗ.ㅇ)을 왜 학생들이 치워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하나 보다. 미국의 대학생들도 헌 책(Used book)을 사는데 인색하지 않다. 하지만 텍스트북을 제치고 휴대전화로 딴 짓하는 학생들이 넘쳐나는 강의실 광경은 없다.
◯이 우습고 부끄러운 상황은 한국의 대학 현주소가 아닌가. 책 안 산다고 투덜대는 교수나 왜 사야 하느냐고 따지는 대학생이나 하나 같이 뭐 싼 주제라서 정말 불쌍하구나. 상아탑의 신비와 영광이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해서 이토록 ‘남자를 찾아 술집으로 가는 사라’처럼 타락하고 말 것인가. 안됐구나, 쯧 쯧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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