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안한 대외요인과 더불어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경제대책 효과가 미비하면서, 지역 기업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상공회의소(회장 손종현)가 최근 지역 제조업체 400개사를 대상으로 ‘2013년 4/4분기 기업경기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경기실사지수(BSI ; Business Survey Index)가 기준 수치(100)를 밑도는 ‘9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분기 수치(BSI: 99)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한 수치로 지역 기업들이 느끼는 4분기 체감경기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기업들의 현장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되며, 100 이상일 때는 경기가 전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나타낸다.
이번 조사 결과, 최근 유로존 침체와 일본 엔저 등 불안한 대외요인과 더불어 지출확대 및 추경예산 편성 등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정부에서 추진했던 경제대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4분기 뚜렷한 호재가 없는 지역 기업들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세계경제 부진 완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대외무역 회복이 기대되는 조립금속, 자동차 등 업종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역내 내수부진과 계절적 비수기로 화학, 비금속광물 업종 등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문별로는, 미국의 경기회복이 재개되면서 수출부문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일본 엔저와 인도 등 신흥국 부진의 영향으로 내수 및 생산동력의 회복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중 기업경영에 가장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대내외여건에 대한 물음에는 ‘자금사정’(27.0%)을 응답한 업체가 가장 많았고, ‘원자재조달여건’(18.9%), ‘환율변동’(12.3%), ‘유럽경제상황’(11.5%), ‘중국경제상황’(10.7%), ‘정부규제’(9.0%), ‘미국경제상황’(8.2%), ‘노사문제’(2.4%)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환율변동에 대해서는 ‘원화환율 안정’을 답한 비율(41.9%)이 가장 높았고, 이어 ‘원화환율 강세’(30.5%)와, ‘원화환율 약세’(27.6%)순으로 집계됐다. 원자재 조달여건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보다 호전될 것’ 이라는 답변 8.6%, ‘현재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답변이 18.1%로 집계된 반면, ‘현재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는 답변이 73.3%로 가장 많았다.
또한 미국, 중국, 유럽 각각의 경제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답변에 60% 이상의 응답률을 보였으며, ‘현재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20%에 불과해 앞으로 대외환경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사정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악화’(32.4%), ‘현재수준을 유지’(53.3%)라는 답변이 주를 이룬 가운데 ‘현재보다 호전’이라는 답변이 14.3%로 가장 낮은 응답률을 기록해 자금사정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노사문제, 정부규제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수준 유지’라는 답변에 각각 75.2%, 65.7%의 기업들이 응답해 4분기의 대내여건이 비교적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한국경기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불황 지속’(68.6%)을 답한 업체가 가장 많았고, 불황이 더욱 심화중(7.6%)이란 답변을 포함해, 10명중 7명 이상이 현재상황을 ‘불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호전’을 의미하는 답변은 23.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언제쯤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내년 하반기’(45.7%)를 답한 업체가 가장 많았고, ‘내후년 이후’(31.4%)와 ‘내년 상반기’(21.9%) 순으로 집계돼 대다수 기업이 경기 회복 시기를 ‘내년 이후’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정부 출범 후 기업환경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묻는 질문에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를 답한 업체가 82.9%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인 반면, ‘개선됐다’(7.6%)는 답변과 ‘악화됐다’(9.5%)는 답변은 비교적 적어 새정부의 경기대책 효과가 기업들에게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마지막으로, 향후 기업환경이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과 ‘개선될 것’이라는 답변이 각각 45.7%, 40.0%로 비슷했으며, ‘악화될 것’이라는 답변은 14.3%로 가장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이번 4분기는 내년도 새로운 경영전략 수립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경기 회복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경기 회복을 앞당길 수 있도록 정부 및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