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은 지난 2월 6일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데 이어 2월 중으로 출마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뒤 당의 전략공천을 기대하며 출마선언 시기를 저울질 해 오다가 지난 13일 전격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기자회견 당시 박 의원은 "잔디밭에 물을 주라고 해서 비 오는 날에도 물을 줄 필요가 있는가"라며 당내 경선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40%대 이상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굳이 경선이 필요하겠느냐는 우회적인 표현이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 뱃지를 떼는 시점도 최종 후보 확정시점으로 못박았다. 최종 후보가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 식으로 여겨진다.
시장선거에 자신이 있다면, 아니 당내 경선에 자신이 있다면 국회의원 뱃지를 떼고 배수진을 칠법도 한데 왜 그랬을까 하는 많은 의구심이 든다.
당내에서는 육동일 충남대 교수, 이재선 전 국회의원, 정용기 전 대덕구청장, 노병찬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 등 4명은 일찌감치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캠프를 꾸리는 등 시장 경선에 대비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박 의원은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도 하지 않았고, 선거캠프도 별도로 꾸리지 않고 있다.
대덕구 법동에 있는 자신의 국회의원 사무실이 선거캠프를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 경선에 임하는 자세가 불성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만을 가지고 대전시민의 기대와 열망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당내 경선이 남은 상태에서 거만하게 비쳐질수도 있다는 점에서 박 의원의 행보가 그다지 곱지않은 것만은 사실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도 나왔듯이 박 의원의 지역구인 대덕구민 10명 중 4.7명 꼴은 의원직을 내놓고 대전시장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전시민 49.3%도 출마에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으로 여겨진다.
당내 경선 주자들 사이에서도 시장 출마를 선언한 박 의원이 보좌진을 포함, 세비를 받아가며 당내 경선을 치르려고 하는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바라보고 있다.
대덕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비용으로 약 9억1천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박 의원이 선거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면 이 돈은 국비라고는 하지만 고스란히 서민들 호주머니를 털어 메워야 할 것이다.
박 의원이 정작 대덕구민을 생각하고 시민들을 위해 대전시장 출마를 결심했다고 한다면 보다 성의있는 자세로 당내 경선에 임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